“엄마 제발 그 소리 좀 그만하면 안 돼?

어렸을 때부터 그 말을 들어서 이젠 외울 지경이라고요?

딸은 얼굴 근육을 일그러뜨리며 신경질을 내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꽝, 하는 방문 닫는 소리가 내 가슴을 때렸다.

내 딸이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고 딸은 꽤 괜찮은 사람이다.

직장 생활도 똑 소리 하게 잘해서 인정받는 우수한 사회인이고 나이 든 엄마인 나에게도

잘 하는 편이다.

그것뿐 아니라, 공부도 많이 했고, 키도 크고. 더구나 엄마인 나를 닮아서인지

알아주는 미모까지

갖췄으니 금수저는 아니라도 제값은 하고도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언젠가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불임 병원 연구원의 인터뷰 장면이 나오는데 긴 생머리에

하얀 가운을 입고 또박또박 말하는 입이 참으로 예뻐 보이기에 와~ 우리 딸만큼 예쁜 연구원이 또 있구나 했었다.

그날 퇴근한 딸에게 “너 내 연구실에 너만큼 예쁜 사람이 있던데 실장님이시니?

아까 너 내 연구원이 인터뷰하는 걸 봤는데 엄청 예쁘던데 ,,, 너만은 못하겠지만,,,

아부 멘트까지 섞어서 말하는 내 얼굴을 딸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한참 쳐다보고 섰다가

“엄마, 뭔 소리야? 엄만, 엄마 딸도 못 알아보는 거야? 시력이 나빠진 거야?

아니면 놀리는 거야? 재미도 없네,

뭐라고? 그게 너였다 고? 옆모습만 봐서 몰라봤지,,,

근대 너는 네가 방송에 나온다는 말을 왜 하지 않은 거야? 그랬으면 신경 써서 잘 봤을 텐데,,,

“그 걸 뭐라고 얘기해, 그거 찍느라고 죽을 고생했구먼,,,

딸은 어려서부터 말수가 적을 정도가 아니고 말없이 몸으로만 놀았다.

어려서 시장이라도 데리고 가면 두부 판에 주먹 넣고 생선 바구니 엎어놓고 지나는 아이들

밀어서 넘어뜨리는 만행을 일삼았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아예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자기 직업인 “난자와”정자하고 만 놀고 있다.

그 반면 나는 딸 앞에 서면 입이 자동적으로 열어 수다쟁이가 되고 만다.

딸은 수다쟁이 엄마에게 질려서 인지 내가 열 마디 하면 한 번쯤 받아주는 형편이라

내 속은 언제나 서운함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런데 내 나이에 7자가 나타나고부터는 마음이 조급해져서인지 45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서 딸에게 주입 시키려는 사연이 있어서 수다쟁이를 자처하게 되였다.

45년 전 그 해 봄은 나에게 너무도 가혹했다.

개나리꽃이 황금물결을 출렁이고 있던 그 봄날에,.

아버지의 약 처방이 소문이 나서 우리 약국은 손님이 무척 많았다.

그 당시에는 죽을 만큼 아픈 것이 아니면 병원은 남의 나라 일 이였다.

약국도 많이 아파야 찾을 수 있을 지경이었으니 지금 가벼운 감기로도 병원을 드나드는

우리들의 현실이 호사스럽게도 느껴진다.

모든 것이 넘쳐나 풍족하고 고급스러워진 것은 분명한데 어째서 불평불만은 끝이 없는지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나이 든 내 눈에는 복에 겨워 깨 춤추고 있는 것 같아서

젊은 딸과 대립을 할 때가 있다.

내 눈에는 불과 3~40년 전과 지금 생활은 천국과 지옥처럼 느껴지는데

딸의 생각은 내 생각이 궁상을 떨고 있다고 한다.

머리 한번 감으려면 부엌에서 큰 통에 물을 데워서 날라야 했는데

지금은 어떠한가 물론 지금도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이 있기는 해도

많은 사람들이 호사 같은 혜택을 받기도 하다.

고깃국에 쌀밥 한 그릇이 소원이었던 사람도, 고기는 건강에 좋지 않다며 토끼처럼

야채를 선호하고 흰쌀밥은 무지개색으로 변화했다.

비닐을 마구 버리는 딸과 전쟁 아닌 전쟁을 하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멍멍이 철학에 굴복하고 말았다.

“엄마가 무슨 환경지킴이셔? 편하게 살자고요? 왜 비닐에 집착을 하느냐고?

고래 목에 감겨있다는 비닐을 내가 버렸나? 고래 뱃속에서 나온 쓰레기가 내가 버린 거냐고?

세상에 배울 만큼 배웠다는 내 딸 입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이것은 아마도 풍족한 생활에서 오는 넘치는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궁상스러운 엄마가 고칠 수

없을 것 같아 지금은 딸이 없을 때 쓰레기통을 뒤져 비닐이나 스티로폼을 분리해 놓습니다.

제가 딸에게 진 것을 가슴 아프다며 넋두리를 하는 것은 나도 누군가의 딸이었을 때

딸 노릇을 하지 못했던 것에 후회와 반성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것 인지를 온몸으로 겪어야 했던 엄마인 내가,

딸은 겪지 않아야 할 것 같아서, 시도 때도 없이 딸에게 입력시키려는 엄마의 마음을

잔소리쯤으로 생각하려는 딸과의 전쟁 아닌 전쟁이다.

딸아, 내 소중한 딸아,

엄마가 살아 보니까 사람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하더구나,

때로는 다투고 서운하기도 원망을 하더라도 꼬리가 떨어져라 반기는 댕댕이 나, ,

돈 보따리보다 사람 속에 있어야 하는데 좋은 사람을 찾지 말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더구나,

엄마인 나는,

내 딸을 만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았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어미로서의 걱정이나 두려움의 잔소리는 사라질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 딸아

고래 목에 낀 타이어는 네가 버린 것 아니고, 비단 고래 뱃속에서 나온 비닐도 너와 내가

버린 것이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비닐 좀 덜 버리자. 백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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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은 전에 신춘몽님께서 보내주신 글인데 다시 보내주셨습니다.

생각을 할 수 있는 글이기에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