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을 지켜본 일개 시민이다.

나는 전통적으로 예전 신민당 시절부터 오늘의 민주당까지 당원은 아니지만 지지를 해온 충성도 높은 깨시민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4.7재보선사태(?)를 보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해야하나 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내 나이 60대 중반에 "꼰대"소리를 듣는 처지고 주변에서 소위"빨갱이"소리를 들어 가면서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원을 보냈지만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렇다고 국o당을 지지하는 그런 양아치, 변절자같은 행위는 안하겠지만 속이 매우 상한건 어쩔 수 없다.

이번 서울,부산 보선은 민주당이 원인 제공을 한건 자명한 사실이다.

당헌까지 고쳐가며 후보를 냈지만 성난 민심은 어쩔 수 없었다.

원인 제공뿐 아니라 코로나19, 소상공인의 붕괴, 부동산대책, LH사태 등등 여당에게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긴 했다. 그렇지만 이건 여당의 변명이다. 평소에 잘 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겠는가?

180여석을 국민이 괜히 만들어준게 아니다. 다수당을 만들어 줬으니 시원시원하게 국민이 요구하는 대로 해봤어라.

그러나 쪽수에 취해, 의원질 하느라 오만방자하며 자만에 빠져 제 할일 못하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헛발질만 하고 있었으니 자업자득이다.

적폐청산도 이 눈치, 검찰개혁도 저 눈치, 개혁정책에 하도 눈치를 보다 허송세월 다 보내니 어렵게 쟁취한 정권을 국o당에게 헌납할 지경에 왔다.

이 모든 책임은 국정을 이끄는 당정청의 무한 책임이다.

국o당의 레파토리인 '무릎꿇기', 삭발은 물론이고 회초리가 아닌 소위 '빳따'를 처 맞아도 할 말이 없다.

당지도부는 물론이고 정부, 청와대가 모두 나서서 모든것을 내려놓고 혁명을 한다는 마음으로 분골쇄신하지 않으면 앞으로, 오랬동안 정권을 이어 가기가 매우 힘들어 질거다.

지금이라도 정신 바짝차리고 개혁에 고삐를 쥐며 속도를 내야한다.

뭐가 잘못됐는지부터 철저하게 분석하고,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고 목숨을 건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죽을 힘을 다해 국민의 명령을 완수해야 한다. 그래야만 더위와 추위와 싸우며 배고픔과 소변을 참아가며 광화문에서, 전국에서 촛불을 들었던 촛불항쟁 시민들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고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주장할때 이랬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고 그런데 당정청은 바꿀 생각은 커녕 안일함에 취해, 의원놀이 하느라 정신줄을 어디다 놨는지 한심하기만 했다.

서울, 부산이 어떤 곳인가? 대한민국 1,2위 대도시다. 유권자만 해도 상당수이다. 이런 곳에서 처참하게 참패를 했다. 이는 앞으로 정치 지형도를 알려주는 풍향계가 작동했다는 증거이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 대선, 이후에 지선, 총선은 날새고 종쳤다. 집토끼가 어떻고 산토끼가 어쩌구 하는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국민은 늘 옳았다. 유권자의 수준은 정치꾼보다 훨씬 높다. 제발 좀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수궁가는 그만 부르고 신발끈 동여매고 허리춤을 조이면서 와신상담 하기를 명령한다.

그렇다고 국o당은 이번 결과에 대해 오해말라. 이번 보선은 여당의 패착이지만 그렇다고 사기꾼, 투기꾼, 거짓말, 무능, 부패, 수꼴 정당을 선택할 국민은 없다. 이는 "과거로의 회귀"냐 "미래의 전진이냐" 라는 국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계속 똥볼을 차면 그때는 나도 어떻게 변절(?)할 지 장담 못한다.

민주당에게 명령한다. 선거는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뽑는다고는 하지만 민주당이 최악이 되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국o당에게 고한다. 나는 오, 박 두 시장이 서울, 부산 시정을 얼마나 잘할지 두눈 뜨고 지켜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