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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칼럼 통일부 위상과 역할 실질적으로 강화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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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17  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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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20대 대선을 앞두고 뜬금없이 통일부 폐지론이 등장했다. 보수야당인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가 ‘작은 정부론’을 거론하면서 나온 말이다.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해 파란을 일으킨 바 있는 그가 이번에는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통일부는 외교부가 담당해도 될 만큼 비효율적인 정부의 방만한 조직으로 혈세만 낭비하고 그에 비해 성과도 없다고 했다. 그는 또 통일부는 정부 부처 중 가장 힘없고 약한 부처이며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이 대표의 통일부 폐지발언이 나오자마자 각계각층의 반발이 쏟아졌다. 여당과 사회단체는 물론이고 심지어 같은 당 중진의원까지 나서 일갈(一喝)했다.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우리가 잘하면 되지 쓸데없이 반통일 오명을 뒤집어 쓸 필요 없다.” “통일부는 존치되어야 한다.”는 강한 반박이 있었다.

통일부 폐지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의 10.4선언 직후인 2008년 정권이 교체된 ‘이명박 정부’ 초기에도 통일부 폐지론이 나왔다가 거센 반발로 소란만 피우고 무산된 적이 있었다. 통일부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69년 3월에 신설한 부처다. 4.19혁명 이후 분출된 통일 논의를 정부가 제도권 안으로 수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분단극복과 통일을 위한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수립, 북한의 동향과 정세분석, 대국민 통일교육을 관장하기 위해 “국토통일원”이란 이름으로 출발하였다. 52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한때는 행정부 의전 서열에서도 상위를 차지하는 주요부처였고 장관도 대부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들로 기용되었다. 그만큼 분단극복과 조국통일이 시대적 과제임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힘 전신인 ‘새 누리당’ 박근혜 정부 때는 ‘통일은 대박’이라며 유난히 통일을 앞세우기도 했다.

그렇다. 통일부는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 민족의 미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헌법전문에도 이 같은 방침을 뚜렷이 명시해 놓고 있다. 통일부 존폐는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을 만큼 상위개념에 속한다는 말이다. 통일이 이룩되기도 전에 함부로 통일부 무용론이나 폐지를 입에 올리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굳이 다른 나라의 예를 들거나 역사를 들추지 않더라도 정략적 발상이거나 설익은 단견일 수밖에 없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편협한 시각이고 미래지향적 사고에서도 크게 역행하는 것이다. 그 같은 인식을 가졌다면 누구라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통일부 폐지 논란 역시 성급한 즉흥적 성과주의 발언으로 치부되며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한 가지 성과라면 국민들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 통일문제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통일부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과제를 상기시켜 주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통일부는 이 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감과 역할이 국민들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남북문제에 대한 정책과 협상을 주관하는 곳이 통일부인지 국정원인지 외교부인지 청와대인지 불투명해 헷갈리는 일이 많았다. 물론 남북문제의 특수성, 국제외교의 전략적 측면, 협상국 파트너에 따른 불가피성이 작용했을 수는 있다. 그렇다 해도 통일부의 존재가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름에 부합하는 큰 그림을 그리지도 못했고 국민들을 선도하는 적극성도 부족했다. 남북 주요 회담에서 전면으로 나서기보다 뒷전으로 밀려나 있을 때가 더 많았다. 더구나 요 근래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인데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마저 교착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통일부의 존재감 역시 희미해진 것도 이번 존폐논란을 불러 온 원인일 수 있다. 

앞으로 통일부가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통일부 본연의 책무와 역할을 명실공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일부 스스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변화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정부 또한 통일부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통일부의  실질적인 권한을 총리급으로 대폭 확대하고 지금까지 주로 국정원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이루어졌던 대북 접촉과 협상과정을 투명하게 밖으로 끌어내 통일부가 모든 창구가 되어 담당할 수 있도록 일원화해야 할 것이다. 그 외 각 부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대북문제와 통일문제에 관련해서는 통일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게 하면 될 일이다. 그것이 대외 협상력 제고와 함께 통일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것이고 협상을 기획하고 추진한 담당자에 대한 책임소재가 분명해질 것이며 협상결과에 대한 공증으로 인해 생명력이 유지되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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