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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의 아옹다옹 - 신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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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22  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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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의 아옹다옹

나도 형제자매의 아옹 다옹 이란 것이 그리워서 펜을 들었다.

나의 형제 사연은 마디마디 눈물이 고여있는 것 만 같다는 생각이 앞서니까 가슴부터 시려온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오빠도 둘 있었고 남동생이 있었던 고명딸이었으니 꽤나 아름다운 가족사인데 지금 환갑 진갑을 넘긴  나는 늙은 고아이다.

오빠 한 명과 남동생은 있었다는 말만 들었지 사진 한 장 남아 있지 않기에 알 수 없지만 내가 어렸을 때 옷장 속의 아기 옷을 꺼내보면서 눈물짓던 엄마 모습을 몇 번 봤었다.

훗날 그 옷이 동생이 입었었던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별다르게 생각지는 않았었다.

내 동생은 무슨 병 인지도 모르게 앓다가 두 살도 넘기지 못하고 떠났다는데, 메밀밭 자리에 묻었기에 엄마의 아기 문을 닫게 됐다는 무속인의 말이 있었다. 나뿐 것은 맞는다고, 그 예언 때문인지 나는 계속 무남독녀로 살게 되였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어느 날, 키가 작고 얼굴이 까만 19살의 소년이 우리 집을 찾아왔다.

그 소년이 나에게 아옹 다옹을 만들어 준다는 형제였다.

요즘 드라마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출생의 비밀을 왜소한 몸에 짊어지고 내 아버지를 찾아왔다.

오빠의 존재는 아버지의 외도의 결과였고 그로 인해 엄마의 하늘은 무너져 버리는 비극이 되였다.

3대 독자인 남편에게 아들 하나를 안겨주지 못했다며 위축되었던 엄마 입장에서는 남편의 아들은 반가운 것이 아니고 좌절이었던 것 같다...

분노와 배신을 잠시 접고 다시 생각했다면 아들의 등장을 감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건방진 생각을 하며 나는 살았다.

옛날 사람들은 아들이 없으면 대가 끊어지고 가문의 문을 닫는다고 했을 정도였는데 아버지의 아들을 받아들였으면, 대도 끊어지지 않고 문도 닫지 않게 될뿐더러 외동딸로 살아야 하는 내 외로운 처지도 해결됐을 텐데 엄마는 죽음을 앞세우는 전쟁을 하셨다.

엄마 아버지의 전쟁을 보며 나 역시 그 소년이 내 오빠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귀찮은 폭탄쯤으로 생각하였는데 오빠는 나를 꽤 예뻐했다.  비록 오빠하고 함께 지낸 시간이 한 달도 되지 않았고 오빠라고 불러 주지도 않았는데도 내겐 다정한 오빠 모습이었다,

우리 앞집에 살던 동회장 딸이 빨간색 나일론 잠바를 입고 자랑하는 것을 내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으니까

‘ 오빠가 나중에 저것보다 더 예쁜 빨강 잠바를 사주마” 하며 촌스럽게 웃었다.

오빠는 귀여운 동생을 위로하려는 진심이었을 텐데 나는 오빠를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 말을 그냥 무시해 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의 승리였는지 오빠 아닌 오빠는 우리 집을 떠나갔고 오빠가 찾아오기 전 시간으로 돌아가 평화로웠기에 그 소년을 잊고 살았다.

그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말이다.

햇살이 눈부시게 비추던 봄날, 형사 아저씨 두 사람이 우리 집의 잠자던 폭탄을 터트리고 갔다.

나중에 빨강 잠바를 사 주겠다던 내 오빠였던 소년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

오빠가 우리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보다, 엄청나게 큰 불행에 휩쓸렸다.

엄마는 아버지의 아들을 품어주지 못한 잘못에 때늦은 후회를 했고 아버지는 가엾은 아들의 죽음에 좌절하였고 분노하셨다.

포악해진 아버지의 분노의 끝은 엄마에게로 향했고 두 분 모두 불행해지셨다.

지금 내 나이는 엄마가 떠나기 전보다도 많아졌는데 나 혼자 긴 세월을 살아가면서 오빠를 품어주지 못했음이 원망스러울 때가 많았다.

나에게 19살의 소년이 오빠로 남아있다면 아옹다옹 우리 형제 이야기도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필요 없는 아쉬움을 오늘도 적는다

“오빠야~,,

빨강 나일론 잠바 언제 사 오실 꺼예요?

털 방울 두 개 달린 것으로 사 와야 해,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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