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와 야당 의원들을 대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의 전면전 선포", "보복성 야당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기소된 당사자인 추미애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저를 포함한 더민주 소속 의원들을 물불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기소했다"며 "제1 야당 대표조차 기소하는 것을 보면 검찰은 더 이상 국민의 검찰이 아니라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정치검찰이 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성상헌)는 추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이 문제로 삼고 있는 대목은 추 대표가 지난 3월 31일 서울 광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16대 국회의원 시절 손지열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강남북 균형을 위해 동부지법을 광진구에 존치하자고 요청해 존치하기로 결정을 했다"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해 추 대표는 "2003년, 이미 13년 전이다. 12월 6일 당시 법원행정처장과의 면담에서 제 지역구에 있는 동부지법 존치를 주장하는 제 요청을 말씀드렸고, 그 당시에 (법원행정처장은) 공감을 표시해줬으며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씀해 줬다"며 "이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검찰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제가 지역발전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한 것을 그런 면담이 있었다는 장면과 짜맞추기식 기획수사를 하면서 며칠전부터 이것을 언론에 흘리더니 어이없게도 허위사실 공표를 했다는 이유로 저를 기소했다"며 "이것이야말로 허위조작 기소"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명백한 검찰의 기소권 남용"이라며 "이건 최순실, 우병우를 덮기 위한 물타기, 치졸한 정치공작이자 보복성 야당 탄압"이라고 질타했다.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 씨는 '비선실세'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각종 비위 의혹을 받아 왔다.
추 대표는 "법에 따라 당당히 응하겠다"며 "그러나 법을 빙자해서 정권 비리를 감추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고 단호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제1 야당의 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 4선급 중진의원들을 이렇게 무더기로 기소한 사례가 없다"며 "최경환, 윤상현, 현기환 등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을 무혐의 처리해 준 그날 제1 야당 대표부터 중진들까지 무더기로 기소하는 명백한 편파가 어제 오늘 사이에 벌어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새누리당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들인 최경환 의원, 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다.
우 원내대표는 "여러 군데 탐문해 본 결과 이는 우병우 수석의 오퍼레이션이라는 것이 두세 군데서 중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민정수석이 개인감정을 갖고 이런 식으로 야당과 전면전을 선언해도 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뒤에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면 이는 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검찰이 제1 야당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청와대가 제1 야당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고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