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369 김만석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당시 국회소추위원이었던 김기춘(구속기소)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통령이 출석해야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다. 출석하지 않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불출석은 ‘혐의’를 인정하는 피신청인이 자기방어 의지가 없을 경우에 해당한다. 탄핵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소추 사실을 인정해 해명의 기회와 권리를 포기할 때에 해당한다.”

김 전 실장의 당시 이 같은 발언은 그대로 부메랑이 돼 박근혜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리인인 이동흡 변호사가 대신 낭독한 최후진술서를 통해 세월호 침몰 참사, 최순실씨 인사 개입 의혹 등 각종 의혹을 모조리 부인했을 뿐이다.

박 대통령은 헌재 불출석에서 그치지 않고 대리인단을 통해 ‘헌재 불복종’까지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다.

대리인단 소속 손범규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진작 9인 재판부 완성을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8인 또는 7명의 재판관이 선고까지 하면 재심 사유다"라는 메시지를 돌렸다. 역시 대리인단인 김평우 변호사는 법정에서 "9인 체제 선고가 아니면 내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심판 불복을 시사했다.

대통령 측이 특검은 물론 헌재마저도 모두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