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건강관리로 도시락을 준비해온다.
해서 혼자 나가서 혼밥을 먹어야 하는데 익숙지 못한 내겐 고통과 다름없다.
"아 나도 언젠가는 혼자가 될지 모르니 그것에 익숙해져야 해" 하며 말을 하지만 말대로 되지 않는다.

오늘은 큰맘(?) 먹고 마트에서 여러 종류의 컵밥을 사 왔다.
황태 국, 짬봉, 낙지볶음 맨밥 등등등

도시락을 준비해온 동료와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그것을 데워 먹는데 괜히 슬퍼졌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그간 모든 것을 준비해준 아내에게 감사하면서 꼭 홀아비가 된 기분이다.
아내가 없는 게 이런 기분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게 고마움과 서러움이 밀려왔다.
"에이 씨버럴"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뭣 같은 기분이었다.

꼴에 사내라고 아내가 차려주지 않으면 굶고 만다.
난 이걸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서방을 잘못 둔 아내는 일거리를 찾아다닌다.
그 아내가 말한다.
"당신 나 없으면 하루도 못 살 거야"
아내가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정신은 못 차리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