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동짓날 면목 7동에선 예외 없이 팥죽을 끓여 어르신들을 대접했다.

그게 한두 번도 아니고 18년째 한 여인으로부터 시작되어 해마다 이어져 오는데.

그 미담의 주인공이 '사랑愛국밥'집의 김정애 회장이다.

식당 주인에게 무슨 회장? 하며 궁금해하실 수도 있는데 그 동네 자원봉사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

줄 바꿔서.

사랑애국밥집은 영리가 목적이 아니다.

김 회장이 이웃에게 늘 퍼주기만 하니 바깥어른에게 받은 생활비가 남아나지 않게 되어 기왕 봉사할 바에 내가 벌어 봉사하겠다고 차린 게 이 집이다.

그러다 보니 손도 엄청 커서 남는 게 있을까 걱정이 된다.

'봉사가 천직'인 이분이 남기려고 차린 가게가 아니다 보니 동네 사랑방이 따로 없다.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 먹고 마신다.

또 줄 바꿔서.

이 집의 특기가 시래기 국밥이다.

강원도 양구의 잘 말린 시래기를 쓰는데 솜씨와 어우러져 깊은 맛이 난다.

촌놈인 내겐 딱이다.

아내는 소머리국밥을 시켰는데 과장해서 머리 하나가 들어간듯하다.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막걸리 한 잔을 걸치니 신선이 따로 없다.

또 올 복날에 아마도 이 집에서 삼계탕을 끓일 텐데 수고가 눈에 보이는듯하다.

동네 사랑방인 이곳이 굿굿하게 자릴 지켜 주길 바란다.

아래 명함의 사진은 한 삼십 년 전(?) 아닌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