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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문학기행- 신춘몽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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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4  12: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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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8~19일, 통영과 거제도를 1박2일 일정으로, 김 홍신(동서문학 위원장) 작가와의 문학기행이 있었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곡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곡간에 많은 것을 싸 놓은 부자라면 베풀기가 쉽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했을 것 같은 생각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나의 텅 빈 곡간을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남의 곡간을 탐내거나 기웃거려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 조금은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문학기행 참여자 공고를 접하게 되였다.

더구나 TV에서나 책에서 밖에 만날 수 없는 그분이 함께 한다는데 어찌 설레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어~라? 작가 “홍신 님이? 함께? 설마?,,

별별 저급한 의심을 쏟아 놓으며 고민에 빠졌다.

동서문학이면 동서커피 회사고, 동서식품은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세계적인 기업인데 무슨 이유로, 무엇을 바라고 작가님들을 앞세워 문학기행 참여자를 모집할까? 엄청난 회비를? 아니면 숨겨진 속셈이?

참가자로 선정해주고 쌀 대신 커피로 밥을 만들어 먹어야 한다는 각서를 요구하려나?,,

육십 살을 넘긴지도 꽤 된 내 머릿속 세포들은 유치원생처럼 수준 이하였다.

그렇다 해도 작가님과 함께 먹고 자고 말할 수 있는 기회라니까 돈을 내라고 하면 없는 집이라도 팔면 될 것이고, 커피로 밥을 지어먹으라면 사향고양이 라도 되겠다는 결심을 중얼거리며 신청을 했다.

사실 컴퓨터가 익숙지 않은 나로서는 처음으로 해 보는 신청 접수가 어려웠다.

목덜미를 타고 내리는 진땀을 닦을 여유도 없이 독수리가 되어 꾸~욱 눌렀다.

그런 후,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글을 보니

오~ 하느님 맙소사,,

나의 신청 글은 너무 미약했다. 뽑아 달라고 애원을 했어야 했는데, 나는 나의 무지에 후회했지만 화살은 이미 떠나 버렸다.

발표 날을 넘겨서 발표를 했지만 불길한 예감은 역시 적중했다.

내 이름처럼 봄날에 잠깐 잠들었다 깬 일장춘몽이었다.

“내 탓이요 내 큰 탓 이로 소이다”를 중얼거리며 가슴을 쥐어뜯고 있던 그날!, 은쟁반에 옥 구술 같은 기뿐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분의 참가 취소로 하여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단다. 내 귓가에는 오색 팡파르가 울려 퍼지고, 나도 가방을 싸게 되였다.

받아 놓은 날은, 지리 하면서도 빠르게 달려와, 혹시라도 늦잠을 자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온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18일 아침 6시 40분 나는 양재역에 도착했다.

7시 40분까지 모이라고 했는데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것을 흉 잡힐까 봐 불 꺼진 상가 앞에서 눈으로 만 쇼핑을 하였다.

마음은 2번 출구 밖에 가 있는데 시간은 느림보가 된 것 같았다.

일찍 도착한 것이 좀 그랬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을 앞세워 계단 밖으로 나가 보니 모여 있는 무리가 보였다.

멀리서 봐도 나와 같은 목적으로 모인 것 같아 내 발걸음도 바빠졌다.

회사 직원분들이 밝게 웃으며 안내를 해 주기에 안심이 되어 느긋하게 모여 있는 동행인들을 내 나름대로 살폈다.

나에게는 세월도 고치지 못한 불치병이 있는데 그것은 주제넘게도 사람을 골라서 사귄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는 낯가림이 심한 것 같아 보이지만 사귀고 나면 세 살 때 못 만난 것을 아쉬워할 정도이다.

마련해 준 버스에 올랐을 때까지는 나 혼자 놀고 생각하며 그저 돈 많은 기업 잔치에 초대받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버스가 달리기 시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속물투성이 내 생각을 바꿔야만 하였다.

하늘처럼 높은 작가님은 보통 사람 모습으로 먼저 손을 내미셨다.

하룻밤과 두 번의 날을 보내는 동안 작가님은 손뿐이 아니고 온몸으로 모든 사람들을 품으셨다.

기행 일정도 바늘구멍만큼의 허점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직원들은 참가자들이 불편함이나 사고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 마치 외동자식을 보살피는 엄마의 마음 같아 보였다.

가녀린 몸과 이름마저도 예쁜 차장님은 어디서 솟아난 힘인지, 바닷물도 몽땅 옮길 듯했다. 책임자로서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 같다는 안쓰러운 걱정을 하기는 했지만 양재역에 우리를 내려 줄 때까지도 차장님은 두 발로 서 있었다.

참 다행이다. 그리고 많이 감사하다.

한 가지라도 더 알게 하려고 목소리를 높여 열강 해 주신 멋진 미남 작가님도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만 같다.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노~오란 국화꽃이 되어 내 생애 다시없을 1박2일의 행복을 추억 앨범 깊숙이 꼭꼭 넣어야겠다.

그렇다,

문학을 통해 삶의 향기를 온 세상에 선물하는 그런 “산소 같은 진정한 기업이었다.

나는 오늘 용기를 내어, 남몰래 꿈꾸었던 보따리를 풀어야겠다.

“진한 갈색 책상 앞에 반 백 머리의 여인이 쭈글한 손에 펜을 들고 원고지 위를 달리고 있는 꿈을 오래전부터 꾸었었다.

그 가당치도 않을 듯한 꿈을, 오늘 문학기행에서 선물 받게 되었으니,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겠다.

어느새 내 가슴속에서는 꽃들이 꿈틀거린다.

삶의 향기를 아주 오랫동안 사랑하고 감사해야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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