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춘몽님이 보내온 사진

민들레 씨앗 되어

내가 백세시대 신문 명예기자로 도전장을 낸 것이 벌써 4년 전 일이다.

명예기자는 말 그대로 돈과는 관계없이 색다른 봉사라는 생각에서 조금은 과감하고 무지한 생각으로 지원서를 내고 1 대 2 면접을 통과하고 당당하게 노년시대 신문 명예기자 9기로 입문을 하게 되였다.

처음에는 명예가 없는 아줌마의 명예 바라기의 몸부림으로 시작하였는데 한 달 두 달 시간이 가면서 내 임무를 알게 되였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밀려난 젊은 어르신들의 이유 있는 외침을, 지면을 통해 대변해 알리고, 공감하는 대화의 창을 만들었다.

또한 탑골 공원에서 마른 낙엽처럼 떠돌고 있는 우리의 아버지들의 넋두리에 귀를 모으는 일도 명예기자의 몫이라는 생각을 하고 찾았던 그날. .

얇은 신문지 한 장에 몸을 누운 어르신이나 장기, 바둑, ,, 그리고 뭔지 모를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듯한 어르신들의 굽은 등마다 세월의 무거운 짐은 짊어지고 있음을 보았다.

가슴속에서 용암처럼 이글거리는 열정을 토해내지 못해 “인생 이모작 센터, 구청 취업센터 복지관, 등을 기웃거리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나는 “신문고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찾아 헤맸다..

그렇다고 내가 하는 일을 거창한 문구를 내세워 봉사를 하였다고 자랑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젊은이도 늙은이도 아닌 65살의 아줌마로, 아직은 착한 젊은이의 자리 양보가 반갑지 않은 젊음과 늙음의 한 귀퉁이에 서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느 만큼의 삶의 경력이 있다는 생각으로, 방황하는 이웃의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부심으로 신문기자 명찰을 목에 걸고 길에 나선다.

“ 어르신,  저는 백세시대 신문 기자인데요, 어르신은 지금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세요?

“뭐가 하고 싶으냐고?  그야 아침밥 서둘러 먹고 일터로 출근하는 거지,,,

돈은 적게 줘도 돼, 내가 출근할 곳만 있으며 말 야,

작년에는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일자리로 초등학생을 “등, 하교 시켜주는 일을 했는데 경쟁이 심해서 올해는 떨어졌어, 새사람에게 일을 줘야 한다나 그래.”

어느새 많은 어르신들이 몰려들어 한 마디씩 거들었다.

“ 그래, 그려, 지난번에 대한노인회 회장 말이여, 청와대 대통령 초청받았던 “이심 회장 있잔여,  노인 일자리 많이 만들어 행복한 노인 만들어 주겠다더니, 아직 인기여?”

나를 둘러싼 인파로 하여 나의 어깨는 치켜 올라갔지만 많은 사람들의 한숨 소리에 죄인이 된듯했다.

나는 건방지게도 봉사를 이렇게 생각한다. 내 작은 힘이 내 이웃을 웃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봉사라고 말이다. 그날 나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글로 적어 신문에 기사로 올렸다. 우리 이웃들의 작은 소리에 대답하고 공감하는 “신문고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말이다.

나는 지금 고용노동부 사업의 하나인 “재능기부 봉사로 우리 지역 “저 소득층 수급자들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위축되고 자존감이 없어 보이는 교육생들에게 “그림 상담을 통해 마음을 공감하고 “좋은 시 낭송을 하며 자신들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가를 알게 해 준다.

교육생들은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선별 되어, 우리 자활센터에 처음 들어설 때는 슬프고 두려운 얼굴이었지만, 하루하루 날이 가면서 편안해진다.

모르는 사람들로 만난 지 3개월 만에 교육생들은, 십년지기 친구가 된다거나, 이성친구가 되어 잘 지난다는 소식도 들려와서 반가움과 걱정이 함께 되기도 하다.

두렵고 우울한 모습으로 첫인사를 나눠야 했던 교육생들은, 3달 후 교육이 끝나는 날에는 내 손을 다정히 잡고

”선생님 고마웠어요 전화해도 돼요?  비싼 것은 대접 못해도 따뜻한 순댓국 한 그릇 대접하고 싶어요,”

그런 소리를 들으면 내 가슴속은 고소하고 따뜻한 감격스러운 순댓국이 뽀글뽀글 소리를 낸다.

나 역시 아는 것도, 나눠 줄 것도 없는 모자란 사람이지만 혹시라도 내가 작은 불꽃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건방진 자신감에 행복하다..

재능기부 봉사의 보수가 시급 2천 원인데 작년에 이어 벌써 2년째로, 65년 내 삶 중에서 제일 보람되고 행복하다.

봉사던 재능기부이건 나로 인하여 도움이 되는 이웃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불꽃을 피워야 될 것만 같아, 늘어진 어깨로 센터 교육장에 들어서는 새로운 이웃을 맞이해야겠다.

대단하거나, 화려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나는 “민들레 홀씨가 되여 먼 곳까지 날아가 뿌리를 내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