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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육천 오백 원 - 신춘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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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9  15: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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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육천 오백 원

 

따르릉~ 따르릉~

오랜만에 유선 전화가 큰 소리를 냈습니다. 요즘은 휴대폰을 쓰기에 40살 된 우리 집 유선전화는 하나의 장식품으로 전락되고 말았는데, 드디어 오늘은 우렁찬 소리를 냈습니다.

“네~ 여보세요?

“여기 면목 본동 새마을 금고입니다. “신 0 0 고객님이신가요?

“고객님?,,, 에고 필요 없는 전화 구만,,, 나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짜증까지 섞어서 “ 그런대요? 무슨 일이시죠?

“네  고객님의 정리되지 않은 통장에 이만 육천 오백 원이 남아 있어서 찾아 가시라고 전화드렸습니다.

"뭐라고요? 새마을 금고에 내 잔고가 있다고요?  여보세요, 나는 새마을 금고와는 거래한 적이 없는데 무슨 잔고가 있다는 말이에요?

내 목소리에는 “너 내 들 사기 수법에 내가 속을 줄 알고? 이래 봬도 난 똑똑한 아줌마란 말이야,,  ,하였습니다

전화 끊어요,  하며 수화기를 놓으려는데 “ 신 00 님 생년월일이 510000~ 아니세요?   “어라 내 이름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고 주민 번호까지?  순간적으로 큰일 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에서 듣던 내가 정보 유출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는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어디서 내 신상정보를 알았느냐고 따지려다가. 지난 화요일 날 고용노동부에서 파견 나온 강사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보이스피싱에 대처하는 방법을 강의하였는데, 격한 말로 대처하지 말고 그냥 끊으라고 했습니다.

“네 ~그래서요,

“고객님 사시는 곳이 어디시지요?

“중화동이요.

“면목 본동 아세요? 면목역 2번 출구로 나오셔서 2번 버스로 두 정거장 와서 내리시면 새마을 금고가 있습니다. 주민증만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보이스피싱 같으면 이것저것 물어 보고 이래라저래라 하지 장소로 나오라고는 하지 않을 텐데 좀 이상했습니다.

“그럼 진짜인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새마을 금고 거래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된 걸까?

나는 목소리에 힘을 빼고 그럼 지금 가겠노라며 전화를 끊고 주민증을 찾아 들고 중화역으로 갔습니다.

면목역에서 내려 2번 버스로 두 정거장을 가서 내려보니 정말 새마을 금고가 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이라며 퉁명을 떨었던 내 모습이 조금은 부끄러웠지만 상냥해 보이는 여직원에게 전화받은 내용을 말하고, 이런저런 서명을 하고 이만 육천오백 원을 받아 들고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사기라며 믿지 못했던 것도 미안 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한쪽에 높이 쌓여있는 쌀 자루가 생각나서였습니다.

20킬로 쌀들은 저마다 이름표를 달고 있기에 물어봤더니 후원해 주신 분들의 이름이고, 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복지가 잘 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천사의 마음을 갖고 있는 이웃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였습니다.

95년도에 통장을 만들었다는 나는 기억도 하지 못하는데, 찾아서 돌려주는 은행을 다시 생각하게 되였습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힘써 찾아주는 그런 은행과, 천사 같은 후원자님들이 있어서, 우리나라의 내일도, 밝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되였습니다.

이만 육천오백 원은 그냥 돈이 아니고, 내가 좋은 나라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였던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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