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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同盟)보다 주권(主權)이 우선이다. 태 종 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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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4  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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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칼럼

동맹(同盟)보다 주권(主權)이 우선이다.

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최근 정부의 외교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혼돈으로 얼룩진 국제 외교무대에서 주변 나라들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강대국 정상들이 퇴행적이고 상식에 어긋난 독선적인 성향을 보이는데 반해 마치 유리그릇을 다루듯 신중함을 보여 왔다. 심지어는 금도를 벗어난 조롱과 매도로 사방에서 융단폭격을 퍼붓는데도 침묵하며 소극적 방어로 일관했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자괴감과 상처는 쓰리고 아팠다. 그러나 74주년 광복절 기념사를 계기로 태도가 달라졌다. 그동안의 인내로 도덕적 명분축적을 끝냈다는 듯이 단호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략적 모호성을 보이며 미루어 왔던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단호한 결단과 행동을 보여주었다.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종료를 선언했다. 그뿐 아니라 곧이어 ‘동해영토수호훈련’에 전격 돌입했다. 독도에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하여 육해공의 정예부대와 ‘특수전사령부’ 병력까지 내세웠다. 굳이 ‘영토수호훈련’ 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도 일본은 물론 세계를 향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각인시킨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즉각 나타났다. 가장 먼저 불법적 무역도발로 한미일 공조를 깨버린 일본이  불에 덴 듯이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대화 자체를 외면하고 외교적 해결을 거부하며 한국을 적으로 규정했던 아베 정부가 당혹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겉으론 여전히 망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설득력을 잃은 지 오래다. 일본이 인류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오히려 이웃나라와 분열을 조장함으로서 세계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 국민들도 무리한 무역보복으로 일본경제에 역풍을 몰고 온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본 야당 또한 정상적인 외교 궤도를 이탈한 아베의 독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에 대한 무역도발이 일본 전체국민의 뜻이 아니었음이 증명된 것이다. 이로서 아베의 필생의 업인 평화헌법 개정도 무위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어쩌면 아베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일본은 언제라도 독일을 본받아야 한다. 지난 역사의 잘못을 사죄하고 무역보복도 철회하고 정상적 외교관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결자해지해야 한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정부가 지소미아의 종료를 선언하고 26개 미군기지에 대한 조기반환을 촉구하자 이제 겨우 우려와 실망을 쏟아내며 중재의사를 표방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그것도 우리의 최소한의 주권 행사에 대한 존중 차원이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 안보전략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 나온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강대국으로서의 책무 소홀을 반성하기보다 한국 외교의 독자성을 경계하며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말로는 한미일 공조를 운운하면서도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서는 한국을 차별하고 일본을 두둔해 왔다. ‘무역에는 동맹도 없다’며 냉혹하게 선을 그어 왔다. 이 밖에도 한‧미가 진정한 동맹국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행보는 우려를 넘어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북한이 남한을 겨냥해 수차례의 단거리 미사일을 쏘아대도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니니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독도방어훈련은 비생산적이며 문제해결을 악화 시킬 뿐이라며 노골적으로 일본을 거들었다. 심지어는 한‧미 연합훈련은 돈만 낭비하는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면서도 주한 미군에 대한 방위비 폭탄을 제시하고 있다. 뉴욕아파트 114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방위비 10억 달러를 받는 것이 훨씬 쉬웠다는 유치한 언사는 귀를 의심케 했다. 그러면서도 해외 파병요청이나 중거리 미사일 기지 설치 타진 등 자국 이익 챙기기에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집요함을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생태계도 ‘동물의 왕국’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강자들의 약탈과 인명살상이 숨 가쁘게 진행 중이다. 우리도 과거 역사는 물론이고 근래 몇 달 동안만 해도 이 같은 사실을 분명하게 실감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북한까지도 약한 고리를 찾아 위협을 가하고 있다. 21세기 문명사회에도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논리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제외교에서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외교적 명언도 분명하게 확인했다. 과거 치열한 무역전쟁을 치렀던 미국과 일본은 이미 한편이 된지 오래고 전략가 키신저의 핑퐁외교로 병든 이무기에서 승천하는 용으로 변신한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며 치열한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 한국전쟁에서 사생결단으로 맞섰던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하노이, 판문점을 무대로 서로 좋은 친구라고 추켜세우며 정상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나라들이 어떤 방향으로 변신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자국의 주권수호와 경제이익을 고려해 결정될 것은 단언할 수 있다.

우리도 당연히 그리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다. 주권국가로서 침해를 받거나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외교도 동맹도 주권에 우선할 수는 없다. 지금 당장의 편리함과 이익을 위해 강자에게 비굴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그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바닥이 보일 때까지 물어뜯고 착취하는 것이 강자들의 생리다. 따라서 모든 대외정책은 이점을 고려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한편으론 다양한 외교채널을 열어놓고 세계평화와 인류의 보편적 가치추구를 위해 끝없이 소통해야 하지만 우리의 주권이나 국익을 해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전 국민이 하나가 되어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 이것이 주권국가로서 최소한의 권리이며 우리 역사와 국가를 보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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