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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태종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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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31  13: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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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북미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작심한 듯 미국에 대해 ‘새 해법’을 요구하며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빈손 이후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전향적 셈법이다. 확실한 체제보장과 제재완화의 실체적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백두산과 금강산을 오르내리며 최후통첩 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대북제재로 인해 인민들이 감내해 왔던 인내와 고통이 이젠 분노로 변했다며 자력갱생을 천명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부위원장 김영철은 한걸음 더 나아가 지금도 불과 불이 오갈 교전관계의 지속이라고 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압박의 강도가 혹독하리만큼 공세적이다. 대화 자체를 거부함은 물론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있다.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임을 이례적으로 비판하고 금강산일대의 남측시설을 들어내라고 지시하는 등 어느 때보다 단호한 봉미봉남(封美封南)전략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언사들의 행간을 잘 살펴보면 북한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이 엿보인다. 엄포성 발언 속에 협상파기나 대화단절은 원치 않는다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담화문을 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굳건한 친분을 장황스럽게 재삼 강조했다. 또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북미 두 정상의 친분간계가 북미 간 장애요인을 극복하게 될 것이란 희망적 전망까지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3차 북미정상회담의 시한으로 못 박은 연말이 다가오자 초조함이 읽혀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년사에서 밝힌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략자산배치 금지 등, 체제보장 문제도 막혀있고 시급히 성과를 내야 할 경제문제도 제재에 막혀 꼼짝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외적으로는 미국에게 대북제재 완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결단을 얻어내기 위한 수단이고 내적으로는 만약 협상이 결렬될 것에 대비한 국력결집의 포석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미국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단독으로 금강산 관광 등 대북 경협을 추진하라는 강한 압박인 것이다.

어쨌든 가장 당혹스럽고 초조한 사람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다. 지금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과 하원이 탄핵이라는 헌법적 대결을 벌이고 있다. 과반이 넘는 국민이 탄핵에 찬성하고 있다. 아마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공세는 더 거세질 것이다. 국제적으로 이미 신뢰를 잃은 트럼프는 고립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이 폭풍들은 트럼프의 대외정책 특히 대북정책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트럼프가 아무리 협상의 달인이고 독불장군이라 해도 비등하는 여론의 홍수를 버텨내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이 북미 간 협상의 균형을 깨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유일한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를 포기할 수도 없고 북한의 기세를 잠재울 마땅한 카드도 없다. 트럼프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는 이유다. 북한은 이 같은 트럼프의 약점을 파악하고 총 공세를 퍼붓고 있다. 각종 미사일의 성능시험도 마쳤고 중국과 러시아의 뒷문도 열어놓았다. 미래가 불투명한 트럼프를 상대로 체제의 운명이 걸린 모험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미국 대선 이후까지를 계산대에 올려놓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모든 상황이 매우 불투명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정부의 발 빠른 중재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자칫 손 놓고 방심하다가는 지금까지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붕괴될 수도 있다. 북미를 상대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적극적 외교를 펼칠 시점이다. 김정은의 연말 시계도 트럼프의 대선 시계도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초조한 건 마찬가지다. 한국정부의 중재외교 여하에 따라 의외의 결실을 거둘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수혁 주미대사의 말처럼 북핵 문제는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감성적 판단이나 일단 지켜보자는 방관자적 시간 끌기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대통령의 핫라인을 가동하든 특사나 친서를 보내든 목소리를 내야 한다. 북한의 과도하고 지나친 협상력 키우기에만 올인하는 것을 경계하고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트럼프의 충동적 협상 파기결정에도 대비해야 한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북미가 한 두 차례 더 만나 극적 타결을 이룰지 김정은과 트럼프 누가 먼저 칼을 뽑아 들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한국 정부가 이 모든 리스크에 침묵하거나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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