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한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3.1절. 하지만 독립을 위해 헌신하고도 인정받지 못하는 '숨은 독립운동가들'이 아직도 많다고 하는데요.

일제시대 독립운동을 했던 증조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41년째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정병기 씨를 윤인경 기자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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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선 선생이 마지막 숨을 거둔 곳은 경성형무소,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돼 모진 고문을 받았던 곳입니다. 일제에 항거하다 마흔다섯 살이란 젊은 나이에 순국했지만, 41년째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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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죄목을 기록한 수형인 명부가 지난 1980년 정부의 실수로 모두 불타버려, 독립운동을 증명할 문서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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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정병기 / 정용선 선생의 증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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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선 선생은 한일강제병합으로 나라를 잃자 고향 경북 봉화군을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펼쳤습니다. 특히 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은신처였던 척곡교회에서, 정용선 선생은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는 일의 총책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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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깊은 산골에 세워진 척곡교회엔 정용선 선생의 독립운동을 기억하는 유일한 증인이 남아있습니다. 교회 개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김종숙 목사의 뒤를 이어 교회를 지키고 있는 손자 김영성 장롭니다.

인터뷰 : 김영성 장로(94) / 척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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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기 씨는 증조부가 독립투사였단 사실을 밝히는데 도움이 되는 단서가 있는 곳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갑니다. 41년 동안 모은 자료엔 정용선 선생의 애국정신과, 후손 정병기 씨의 애타는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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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3.1절 독립운동가 공적 심사에서도 정용선 선생은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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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당국은 "정용선 선생의 공적과 사망사유에 대해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부족해 독립유공자로 선정할 수 없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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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정병기 / 정용선 선생의 증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