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뒤흔드는 성완종 리스트를 두고 각자 치열한 셈법에 빠져들고 있다.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이 자신의 구명을 위해 몸부림치다가 자살로 막을 내리면서 그가 남겨 놓은 금품수수리스트가 정치권을 뒤흔드는 것이다. 그런데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의 리스트를 두고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이 정말로 가관(可觀)이다.

대통령과 여당대표의 수사의지를 천명한 다음에 수사팀이 꾸려진다. 의혹이 있으면 당연히 수사에 임해야 할 터임에도 불구하고 윗선의 지시를 기다린다? 그래가지고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수사의 범위와 결론도 윗선의 지시에 그대로 따르지 않을까 의심스럽다.

여당은 자신들의 중진들 이름이 오르내리자 서둘러서 물타기를 한다. 성회장이 참여정부때 2번의 특사를 받은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새민련 대표 문재인을 겨냥하기도 하며, 야당도 틀림없이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물귀신 작전으로 나간다.

문재인을 비롯한 새민련에서는 특별사면은 법무부에서 추진한 것이라거나 당시 한나라당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흔히 새누리당에서 쓰는 전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수 배워서 써먹는 꼴이다.

정답은 하나다. 특별검사로 해결해야 한다. 지금 상태로 수사가 이루어지면 결론은 뻔해 보인다. 돈을 줬다고 리스트에 나와 있는 사람들 중에서 많아야 2, 3명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나머지 사람들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입증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할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홍준표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 김기춘, 이병기, 이완구 등 무혐의 처리가 분명하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돈과 힘으로 해결하려는 사람과 절차를 중시하면서 그 범위에서 해결하려는 사람으로 나뉜다. 성완종 회장은 돈과 힘에 의존해서 사업을 일으켰고, 유지해 왔던 분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정치권력의 힘을 이용해서 사태를 해결하려 했던 것이다. 기업가는 투자한 돈의 몇배를 목적으로 치열하게 활동한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돈만 먹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먹튀행동을 했으니 얼마나 울화통이 터졌겠는가? 성완종 회장은 이런 때를 대비해서 충분히 보험을 들어뒀다고 생각했을 터인데...

새누리당과 새민련, 그리고 정부여당은 과감하게 특검으로 털고가야 한다. 되지도 않는 변명으로 국민들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우를 더 이상 보이지 말아야 한다. 보다 투명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우리 모두가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