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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칼럼- 한반도 종전선언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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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30  18: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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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종 호 칼럼                

한반도 종전선언 빠를수록 좋다.

태 종 호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연설에서 또다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선언 주체를 남‧북‧미 외에 중국을 포함한 4국 참여까지 확대 거론했다. 차기대선이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임기 말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아대며 대미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문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은 어찌 보면 파격적 고육책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외교의 불을 지피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한미는 북한을 고립상태에서 벗어나 국제화단계로 이끌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북한의 보상 제안에 소심할 필요가 없다.”며 미국에 대해 선제적 제재완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도 냉온탕을 오가기는 했지만 이에 적극 호응하는 분위기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종전선언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다.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된다면 의의 있는 일이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도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이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며 대화의지를 밝혔고 김정은 위원장까지 나서 10월에는 우선 통신선부터 연결하자고 하는 등 종전선언을 고리로 한 대화복원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한국 통일부 역시 김 부부장의 담화를 의미 있게 평가한다며 당국 간 대화를 열자고 제의한 상태다. 하지만 종전선언이 실행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정작 종전선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은 바이든 정부 들어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 없고 북을 향해 조건 없이 나오라며 대화를 위한 유인책은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북한 역시 선 “적대시 정책 철회”를 고집하며 대미압박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유엔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은 성사여부를 떠나 환영할 일이다. 종전선언이 됐건 남북과 북미대화를 동시에 실현시키기 위한 “투트랙” 정책이 됐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실현시키려는 각고의 노력은 분단국의 수장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어렵다하여 백년 휴전으로 가는 것을 마냥 지켜 볼 수만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을 테이블에 불러내기 위한 방책으로 중국까지 끌어들이고 미국에게는 북한의 비핵화 방안으로 합의 위반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을 활용한 보상을 제시하는 등 북미 설득에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하지만 종전선언의 핵심인 북미를 동시에 움직일 결정적 카드가 없는 것이 아쉽다. 그렇다면 먼저 북한과의 관계개선부터 해야 한다. 북한이 남측과도 상호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 소통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고는 있지만 이미 대화와 소통의 의지를 밝힌 만큼 실기하지 말고 북한을 설득해 마주 앉아야 한다. 

종전선언 논의는 그동안 몇 차례 있어 왔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0.4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였으나 곧바로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서는 종전선언이 남북의 주요합의사항으로 떠올랐다. 이어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종전선언이 북한비핵화 협상의 핵심의제로까지 부각되어 검토되기도 했지만 북한은 체제보장, 미국은 선 핵사찰을 고집하다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북미가 겉으로는 호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북한의 무력도발과 일방적 태도, 미국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미온적 태도로는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미가 한반도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적극적 의지가 없는 한 종전선언이나 북한의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정착은 기약 없는 평행선만 달리게 될 것이다.

한반도 종전선언은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 지금 한반도 정세를 보면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매우 불안정하다. 남북이 다투어 전력증강과 군비경쟁에 돌입해 있는 실정이다. 미중의 냉전시대로의 회귀 못지않게 남북의 시계도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남북 모두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해 우리 민족에게 크나 큰 불행으로 다가올 것이다. 불과 3년 전 4.27 판문점선언이나 9.19 평양 군사합의는 퇴색한 휴지조각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남북대화가 필요하고 우리의 의지가 요구되고 종전선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이 비록 정치적 상징성에 불과한 것이지만 우리민족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여는 시발점이 되기에 그렇다. 종전선언 후에도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역사상 대부분의 평화협정이 오랜 시간과 어려운 과정 속에서 체결되었다. 그러기에 종전선언은 하루라도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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