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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임명을 축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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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2.29  15: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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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서울에 소재한 성동고등학교 담임 시절 제자(弟子) 장호진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으니 말이다.

장호진 신임 국가안보실장 (대통령실 제공)

도하(都下) 언론에서는 외교부 1차관에서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된 장호진 실장은 미국·러시아와 북핵 문제 등에 해박한 정통 외교관으로서 외교가에선 ‘전략가’로 통한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냉전 종식 이후 30년 이어져 온 국제질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전환기적 시기에 책임을 맡게 돼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동안 추진해 왔던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 인도·태평양 전력을 계속 추진해 나가고 글로벌 중추 국가 등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을 성과 있게 보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성동고를 나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외무고시 제16회로 1983년 당시 외무부에 들어온 뒤 2000년 외교통상부 동구과장과 주러시아 대한민국 대사관 참사관, 2006년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 2008년 북미국장 등을 거쳐 2010년부터 약 2년간 주캄보디아대사를 거쳐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부턴 청와대 외교 비서관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부턴 황교안 당시 총리의 외교 보좌관으로 근무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공직에서 물러나 한국해양대 해사 글로벌학부 석좌교수와 아산정책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작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첫 주러시아 대한민국 대사관 대사로 부임했다가 올 4월부터는 외교부 1차관으로 근무해 왔다. 장 내정자는 외교가에서 날카로운 정세 판단과 정무적 감각 등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 76살인 필자가 62살의 제자(弟子)의 성공에 자랑스럽고 뿌듯한 감회가 짙다.

몇 년 전 서울에 소재한 성동고등학교 담임교사라는 귀한 인연으로 졸업 30년 기념 동기회 주최 모임에 제자들의 소중한 초청을 받아 참석한 적이 있다.

이날 제자들은 삼십 년 전의 고등학교 졸업 앨범에서 담임 교사였던 나의 흑백 사진을 찾아 그 모습 그대로를 담아 “스승님 은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명찰을 가슴에 달아주며 반갑게 맞이하였고, 어느덧 쉰 살(지금은 육십)이 넘은 제자들의 구김살 없는 모습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다.

사회 곳곳에서 나름대로 성공했다며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선생님들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함께 교가를 부르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한 제자들이 있어 스승으로서 뿌듯함을 갖지 아니하겠는가.

현직에 있을 때나 퇴직한 지금에 있어서나 중 고 대학 대학원 제자들을 생각하면 훈훈한 웃음이 절로 난다. 그게 스승으로서 길, 교직의 길을 선택한 삶의 보람인 것이 분명하기에 지금까지 이어지는 그 귀한 인연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 미국의 웹디자이너인 시인 케빈 윌리엄 허프가 교사인 아내를 위하여 쓴 영시 ‘Teachers (선생님은)’로 장영희 교수가 번역하여 영미 시 산책 「생일」 (비채, 2006)에 소개한 시가 생각난다.

“선생님은 / 학생들 마음에 색깔을 칠하고 생각의 길잡이가 되고 / 학생들과 함께 성취하고 실수를 바로잡아주고 / 길을 밝혀 젊은이들을 인도하며 / 지식과 진리에 대한 사랑을 일깨웁니다. / 당신이 가르치고 미소 지을 때마다 / 우리의 장래는 밝아집니다. / 시인, 철학자, 왕의 탄생은 선생님과 그가 가르치는 지혜로부터 시작하니까요.”

이 시를 번역한 장영희 교수 자신도 그렇게 ‘사랑을 일깨우고 몸소 실천한 참 스승의 길’을 걸었다. 그가 가르치고 미소 지을 때마다 ‘학생들의 장래는 밝아졌고’ 그가 가르치는 ‘바른 인격과 지혜로부터’ 학생들은 ‘당당한 희망’, ‘바른길·옳은 길·정당한 길의 열정적 실천’ 반향(反響)을 얻었다.

그래서 나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새삼 선생님이란 나의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한다. 내가 누군가의 마음에 색깔을 칠하고 생각의 길잡이가 된다는 것, 내가 가르치는 지혜로 시인, 철학자, 정치인, 교육자 등이 탄생한다는 것, 즉 내가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 하지만, 문득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겁이 난 적도 있다.

“보통의 선생님은 말할 뿐이고, 좋은 선생님은 설명한다. 훌륭한 선생님은 몸소 보여주고, 위대한 선생님은 영감을 준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저 ‘말할’ 뿐인 선생님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내가 다시 태어나 선생님이 된다면, 나 스스로 보여주고 영감을 주는 스승이 되고 싶다. 지식뿐만 아니라 지혜를, 현실뿐만 아니라 이상을, 생각뿐만 아니라 사랑을 가르치는 그런 선생님이 되고자 무던히 노력했지만 말이다.

 

글 : 홍순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 중랑구 협의회 고문, 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 회장, 중랑구 교육발전위원회 교육여건개선 분과장, 대한교육신문 논설 주간(교육언론인), 한국문예연수원 교수, 세종로국정포럼위원장, 국민비전 수석부의장, 칼럼니스트 (前) 성동고등학교 교사, 학교법인 송곡학원 이사장(현 이사), 신현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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