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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초상(肖像)- 태 종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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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4.16  12: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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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날의 초상(肖像)

태 종 호

가랑비가 소리 없이 내리는 날 
창문을 열고 비 오는 모습을 보면
어릴 적 생각이 절로 난다.

고향집 뒤 안에 무더기로 피어 있던
하얀 도라지꽃의 우아한 자태 

대문 앞 논에서 밤새도록 울어대던
개구리들의 애절한 합창소리

여름방학 때면 좁다란 멍석 위에
숙제장과 감자 몇 알 늘어놓고

가끔씩 우는 뜸북새 소리 들으면서 
돌팔매를 날려 새떼를 쫒던 그 시절

소나기라도 후드득 쏟아지는 날이면
새들마저 놀라 날아가 버리고 

먼 산 위에 떠오른 무지개를 바라보며
홀로 내 그림자와 술래놀이를 한다.

2024년 甲辰年 4월 15일 가랑비 내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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