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태 종 호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8.25합의를 전후해 대화모드로 위장했던 북한은 세계를 향해 무모한 선전포고를 했다. 그 누구도 북한이 5월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핵실험을 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야말로 기습적인 도발이었다. 과거와는 다른 방법으로 비밀리에 허를 찌른 공격이고 새해벽두를 이용한 비상식적 만행이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철저히 계산된 다목적 카드를 빼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국제사회의 확고한 대북제재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다는 점,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고립국면을 전환하고 대외적으로 주목을 끌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점, 근래 중국과의 관계가 껄끄러운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이 반발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중국과의 확실한 관계정립을 위해 벌인 도박일 가능성, 그리고 대외적으로 ‘수소탄’이라는 위력을 과시함으로서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고 아직도 불안한 김정은체제의 강화를 위한 대내결속용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북한이 처한 절박함마저 엿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면서 청개구리의 슬픔이라는 우화가 떠오른다. 지독하게도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매사 반대로만 행하며 속을 썩이다가 어머니의 사후 돌이킬 수 없는 징벌에 눈물로 세월을 보낸다는 청개구리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북한은 세계가 한 목소리로 말하는 핵 페기와 개혁개방이라는 선순환의 올바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반대로 핵을 통한 체제수호에만 매달리고 있다. 오로지 핵만이 살길이라 생각하며 위험한 불장난을 계속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철없는 북한의 핵 놀음은 결국 비극으로 끝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의 이 같은 청개구리의 행태는 한반도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다. 우리 8천만 민족이 북핵에 대해 한시라도 방관자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과거 세 차례의 북한 핵실험과 마주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공조라는 이름의 대북제재를 지켜봤다. 그때마다 북한에 결정적 타격을 주는 효과는 없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해결책을 외국에 의존해야하는 자괴감에 빠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북의 5차, 6차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 다른 시각으로 대안을 찾아 압박강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 자신부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신념으로 하나가 되어야한다. 유엔에 강도 높은 제재를 촉구하고 한•미 전략자산과 그 외 제재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유사시에만 발끈하다가 주저앉는 용두사미식 제재가 되지 않도록 일관성과 지속성, 그리고 실효성 있는 제재를 촉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우리 국민들의 하나 된 단결의 힘이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도 통일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단결된 힘이다. 우리 국민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한 목소리로 북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핵 페기를 촉구해야 한다. 국내의 단결된 힘이 있어야 주변국들의 협조도 견인할 수 있다. 국민들의 단결된 힘이야 말로 문제해결의 근원이 된다. 그 동력이야말로 어떤 첨단무기보다도 몇 천배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가장 무서운 적은 패배의식에 젖어 스스로 손 놓고 포기하는 것이다.
둘째, 국제사회와의 긴밀하고 효율적인 공조다.
북핵문제는 우리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평화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다. 북한의 핵 도발을 멈추게 하려면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압박이 필요하다. 북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5자회담을 통해 북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유엔은 그 동안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일곱 차례나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국제사회를 향해 핵보유국임을 천명하기에 이르렀다. 관건은 중국이다. 중국은 이번에도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 이라는 기존 3원칙을 견지하며 미적거리고 있다. 안보리 결의에 동참은 하면서도 결정적인 제재에는 반대함으로서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의 소극적 대응이 북핵문제를 키웠다. 중국이 실질적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이다. 우리는 외교역량을 총동원하여 중국이 그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한다.  
셋째, 북한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설득이다.
이 모든 분란의 책임은 북한에게 있고 현 상황이 매우 엄중하여 대화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북이 지금까지 보여준 청개구리의 행보를 볼 때 실효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모든 대화의 채널을 막아서는 안 된다. 철저하고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구축함과 함께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북과 대화를 통한 회유와 설득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강압과 억제 그리고 대화를 통한 설득 모두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