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학교 근처도 못 가봤다.

그저 아침부터 등지게에 땔감이며 꼴을 베어 달고 다녔다.

나이가 들다 보니 장가도 갔고 아이도 생겼다.

그 애가 국민학교 3,4학년 때쯤 입춘 근처에 숙제라며 '입춘대길'을 써오라고 했다.

난 까막눈에다 음문도 읽지 못하는데 한문으로 써오라니.

고민 끝에 해결책이 생각났다.

"아! 장터 새로 생긴 중국집에 빨간색으로 써놓은 게 있었지."

난 고양이처럼 한밤중 시오리길을 한걸음에 다가가 그걸 몇 장 떼왔다.

그리고 아침 학교 가는 아이에게 자랑스럽게 건네주었다.

"자 한문은 이렇게 쓰는 거야"

아이는 책 보에 접지 않고 연 날리듯 학교로 뛰어갔다.

선생님은 숙제 검사를 했다.

어느 아인 蘭까지 쳐온 '立春大吉'에 '建陽多慶'까지 써왔다.

나도 자랑스레 비장의 무기 인양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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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裝開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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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여 내년에도 숙제에 쓰려고 남겨놓은 게 있다.

親切本位(친절본위)

實費提供(실비제공)

外上辭絶(외상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