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셈을 배운다.

어머니로부터 하나, 둘을 세는 것부터 내 것이 큰지 작은지는 알려주지 않아도 알게 된다.

얼마 전 指鹿爲馬(지록위마)를 말했다.

모자라는 왕에게 사슴을 가리키면서 말이라고 말한 내시의 얘기다.

거기서 누가 나쁜 놈일까?

물론 모자라는 왕을 희롱한 내시가 나쁘다.

그럼 내시가 나쁜 걸로 끝인가다.

그전에 그런 모자라는 왕을 왕자 시절부터 선왕은 몰랐을까?

어찌 제 자식인데 몰랐으리요.

알고도 왕을 세운 선왕이 아주 나쁜 놈이다.

왕이라는 자리가 그저 개인 한 가정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면 어쩔 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만백성을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닌가.

아니 나라를 제주머니의 돈처럼 주물럭거려도 된다고 생각한 왕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역사는 모자라는 왕이 외침을 받아 죽지 않고 아직까지 계속 살아있는 걸로 가정하고.

그런 나라에 불행한 사람은 누굴까?

왕을 희롱하는 내시들은 신이 날 것이다.

있으니 마나 한 왕보다도 더 큰 권한을 갖고 뭐든지 지들 맘대로 휘두르니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 있으리오.

뭐 권한은 맘대로 책임은 왕에게.

안 봐도 신이 나 죽을 것이다.

백성은 불행할까?

'아니다'다.

뭐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인이 박혀있는데다가 맨날 그런 꼴만 봐왔는데 뭐가 불행해.

내시든 왕이던 그 나물에 그 밥인데.

오히려 백성을 위한다고 나서면 그게 더 큰 문제인데.

그 왕보다도 지능지수가 약간 더 높은 여왕이 있다 하자.

하지만 머리는 장식품으로 달고 있는 데다가 기초적인 셈도 못한다.

그래도 교육은 받았지만 생각하는 능력은 없다.

주변국의 왕들이 하는 말이면 약이 되는지 독이 되는지도 모르고 천방지축이다.

되지않는 일을 벌려놓고 물론 백성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늘 말한다.

그리고 주변엔 아첨꾼과 덜떨어진 대신들만이 포진하고 있다.

아예 이놈들은 똥인지 된장인지도 가리지 못하는 데다가 그저 "황공합니다"만 외친다. 

하긴 여왕이 다 저질러 놓는 데다가 "아니요"라는 단어가 뭔지도 모르는 놈들이니 그저 "황공합니다"만 외치며 제놈 처먹을 것만 챙긴다.

그들에겐 국민은 없다.

국민은 그저 이용해먹는 수단일 뿐이다.

국민이 뭐냐 물으면 답으로 "국민이 뭔데?"라고 반문할 것이다.

얼마 전 병신년 새해가 열렸다.

설을 쇠자마자 미친년이 되었다.

이 미친년을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건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