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태 종 호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3개월째 남북관계는 전면 단절됐고 한반도는 ‘시계 제로’ 상황이 되었다.
우리 정부는 과거와 다른 형태의 대북 제재에 돌입했고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발효되어 육로, 해운, 항공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경제활동은 대부분 봉쇄되었다.
북한이 두려워 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미군의 핵추진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략폭격기(B2) 등 가공할 최첨단 무기들이 한반도에 속속 집결하여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또 정부의 사드배치 논의와 더불어 남한 일각에서는 자위적 핵 무장론과 미국 전술핵무기의 재반입 주장까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폭주기관차처럼 멈출 줄 모르는 북핵 도발에 대해 세계는 매우 강력하고 단호한 공동대응에 나섰다. 그 동안 북한의 후견을 맡았던 중국과 러시아까지 가세한 고강도 고립•봉쇄정책으로 전환하여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처 예상치 못한 매서운 채찍으로 바뀐 정책에 당황한 북한은 이에 맞서 연일 국제사회와 대남 위협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개성공단 내 우리 측 자산을 완전 청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는가 하면 남북 간 경협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고 연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심지어는 한국의 주요 항구를 핵으로 공격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세계를 향해 이미 핵탄을 경량화 했고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으며 ‘핵 탄두 폭발시험’은 물론 선제타격도 불사하겠다며 격한 협박성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이 같은 급하고 거친 행보는 현재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고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이 어떠한 비정상적인 도발로 나올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 만큼 우리 한반도의 정세가 불안정한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는 시점이다.
그 동안 중동과 남중국해에 머물던 전쟁의 기운이 한반도로 옮겨와서 어른거리고 있고 동북아는 지구촌 최대의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의 근본적 원인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다.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와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기 위한 행보가 우리 민족을 끔찍한 전쟁의 참화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근세 우리 한반도는 강대국들의 전쟁터가 되어 지난 세기에 수차례의 전쟁을 치렀다. 1895년 청일전쟁과 1905년 러일전쟁, 그리고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인해 3년 사이에 300만 명 이상 희생된 6.25전쟁 등이 한반도를 초토화시키고 폐허로 만들었다.
어떠한 경우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자해행위를 중단하고 대화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미국도 “우리는 6자회담 재개를 원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원한다” 고 했고 중국 또한 “한반도 문제를 대화테이블로 복귀시키는데 도움만 된다면 3자, 4자, 5자회담까지도 수용할 개방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는 미•중 양국이 북의 비핵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동시에 표명한 것이며 강력한 대북 제재 또한 북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이젠 북이 대답할 차례다. 핵을 끌어안고 패망의 길로 갈 것인가 아니면 핵을 포기하고 상생의 길로 갈 것인가 그 선택은 북한에 달렸다.
얼마 전 오준 유엔 주재 대사가 유엔 회의석상에서 북을 향해 피를 토하듯 말했던 애끓는 호소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자 한다.
“북한 통치자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그만하세요.” 제발 그만 하세요.
그렇다 북은 더 이상의 무모한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핵무기를 사용해 권력을 지탱하고 인민의 운명을 담보로 체제를 유지하려는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합리성과 자제력이 결여 된 오판으로 민족이 공멸할지도 모르는 도박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지난 날 분열과 갈등으로 외세에게 나라를 침탈당한 치욕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한반도를 중심으로 G-2인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시작됐고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점에 민족의 분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소폭탄 개발의 성공을 주장하고, 사정거리 1만 킬로미터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자랑할 때가 아니다. 먼저 인민들의 의식주부터 챙기고 민족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개혁과 개방의 문을 열고 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북은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