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경찰서 선민호 경장의 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천안함 장병들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경계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3월 이지만 따뜻한 바람보다는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국의 바다를 철통같이 지키던 우리 46명의 꽃다운 천안함 용사들이 북한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전사하는 민족사에 슬픈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 이후 북한이 대한민국을 공격한 최대의 군사 도발로 희생된 천안함 46명 용사들 그리고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한주호 준위까지, 모두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우리의 영웅들이다.

 안보(安保)란 안전보장의 준말로 영어로 security의 어원인 라틴어 세쿠리타스(securitas)는 불안·근심이나 위협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로 다른 나라의 침략이나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북한의 대남도발을 바라보는 우리의 안보의식이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NLL침범이나 군사분계선에서의 사소한 도발은 가볍게 여겨질 정도이고, 4차 핵 실험관련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젊은 세대는 북한의 진정한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부장 이흥권)는 신상철(58·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 서프라이즈 대표가 제기한 천안함 좌초설은 근거가 없고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 공격 때문에 침몰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5년6개월의 심리 기간 동안 57명의 증인을 신문하고 두 차례에 걸쳐 인양된 천안함 선체와 추진체 관련 군사기밀 사항 등을 검증했고 이 기간 동안 재판장 6명과 재판을 담당하는 검사 5명이 바뀌었다. 이날 법원의 판결문은 241쪽에 달했다.

 이로서 천안함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결론이 난 듯하다. 하지만 북한의 공격이 아니고 좌초설의 제기를 하는 것 자체가 안보의식의 불감증으로 보인다.

 올해 6주기로 국가보훈처에서는 서해 바다에서 발생한 북한의 도발을 지속적으로 상기하고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겨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해 수호의 날’을 제정, 기념행사들을 추진하기로 하였다.‘서해 수호의 날’은 북한의 서해 도발 관련 사건을 포괄한다는 차원에서 이름 지어졌으며, 우리 군 희생자가 가장 많았던 천안함 피격일을 기준으로 3월 넷째 금요일을 기념일로 정하였다. 기념식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리게 되는데, 이는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이 서해에서 저지른 3개 사건의 전사자가 모두 이곳에 안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는 3월 25일 제1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맞아, 조국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희생한 희생 장병들의 고귀한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고, 우리의 안보 현실을 인식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우리가 서해바다에서 겪었던 북한의 도발과 그에 따른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아야한다. 안보는 군인·경찰·국정원등 특정 공무원만의 임무가 아닌 국민전체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