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수레
 
태 종 호
 
용광로처럼 뜨거운 보도 위에
폐지를 태산처럼 쌓아올린 수레가
삐거덕거리며 가고 있다.

그 수레를 끄는 이는
야위어 뼈만 남은
한줌 거미 같은 꼬부랑 할머니,
 
조금 가다가 빈병을 거두어
또 수레에 담는다.
 
저것은
무지인가 과욕인가
아니다.
과욕도 탐욕도 아니다.
 
성스러운 노동이요
진실한 신앙이요.
거인의 가르침이다.
 
나태와 부조리를 질타하는 회초리요
진흙 속에서 꽃피우는 연꽃이다
인간세계를 지켜 온 어미의 힘이다.
 
 
丙申年 2016년 6월 한낮 동일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