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말 한마디, 국민의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태 종 호.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99%의 민중은 개•돼지”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는 막말을 한 교육부의 고위 관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무리 사석이라고 해도 그는 왜 시대착오적이고 국민들의 공분을 살 위험한 말을 그리도 당당하게 했을까, 사안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 뒤에도 취소를 거부한 그의 태도에 경악할 뿐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시적 충동이나 술자리 탓이 아닌 그가 속한 주변의 환경과 평소 간직해 온 소신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이 나라 교육정책을 기획하고 다른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공직자로서 상상할 수도 없는 품격미달의 막말을 그리 쉽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지도층 인사들의 부적절한 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도자들이 힘겨워 하며 팍팍하게 살아가는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하고 허탈하게 만든 어록들은 열거하기 민망할 정도로 많다. 얼마 전 자기와 같은 당 소속 대표를 향해 죽여 버려야 한다고 말해 질타를 받은 국회의원이 있었다. 취중이라 해도 결코 입에 담을 말이 아니다. 청와대 홍보수석시절 세월호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옳지 않다고 지적하며 공영방송 간부와 주고받는 협박인지 사정인지 두서없는 말을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보고 들었다. 또 자신의 퇴진을 주장하며 단식을 하는 도의회 의원을 향해 저 쓰레기를 좀 치워라,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 도지사가 한 말이다. 국민의 99%가 개•돼지라면 그들이 내는 세금을 받아먹고 살아 온 그는 개•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거나 진딧물과 같다. ‘아 나라가 망했구나’ 국민작가로 평가받는 인사의 말이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 안 된다는 생각에 ‘병신’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참았다.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의 말이다. 사드배치와 관련해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이며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나서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대한민국은 없다’ 청와대에서 주재한 회의에서 대통령이 한 말이다. 모두가 하나같이 지도자로서는 삼가야 할 부적절한 언사들이다. 이 같은 말들을 전해들은 국민들은 얼마나 그 말에 공감했으며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한번 쯤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그 들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도 모자랄 판에 ‘민중은 개•돼지’ ‘나라가 망했구나’ ‘대한민국은 없다’ 고 한다면 국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참으로 한탄스럽고 답답한 노릇이다. 서로를 소통시키는 말은 잘 사용하면 행복이 배가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게 됨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소규모 모임의 리더도 회원들 앞에서 긍정의 말을 해야 그 모임이 잘 된다. 더구나 국가의 지도자는 국민들의 기를 죽이는 말 대신 기를 살리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좌절대신 희망을 주는 말로서 이끌어야 한다. 말이란 모두의 생각을 확인하고 꿈을 확인하고 믿음을 확인하는 요소가 되기에 그렇다.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훌륭한 지도자들은 하나같이 백성이나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고난을 무릅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분열이 아닌 단결의 방향으로 이끌었다.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이 그랬고, 처칠과 링컨이 그랬다. 투쟁대신 끊임없이 꿈을 이야기했던 마틴 루터 킹목사가 그랬다. 우리의 선인들도 말은 ‘마음의 거울’이요 ‘마음의 나들이’라고 했다. 남 앞에서 내놓고 애기한다는 것은 내 마음속에 있는 생각이 외출한다는 것이다. 보통사람들도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대체로 그 사람의 인품을 평한다. 하물며 대중의 존경을 받고 귀감이 되는 인사나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들의 말은 그 무게를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시시각각 세계의 뉴스가 되고 곧바로 국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지도자의 말이 그 나라의 이해와 직결되고 품격의 척도가 되는 세상이다. 지도자들이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