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발행 2016-08-19 08:02:48
수정 2016-08-19 08: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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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으로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예은 아빠’ 유경근씨가 17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스스로 ‘사생결단식’이라고 이름붙일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 나앉았다. 유경근씨의 모습이 참담한 우리의 정치현실이자 인권실태다.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언급하며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묻고 싶다. 국가의 부패와 무능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가 폭염에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한 전례가 세계 어느 나라에 있는가. 박근혜 정권의 비정하고 반인도적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해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정치적 심판뿐만 아니라 역사적 단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경근씨가 사생결단하며 단식을 하게 된 책임의 절반 이상은 무능하고 유약한 야당에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인 특별법 개정을 통한 특조위 기간 보장, 특조위의 선체조사 보장, 특검 실시 등은 이미 야당이 약속한 바이다. 그러나 20대 국회는 개원 세 달을 앞두고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특조위는 정부인력 철수와 재정지원 중단으로 정상적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인양된 후 세월호의 선체 조사를 어느 기관이 할지 별도 논의하겠다는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야당은 총선 전에는 의석이 모자라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제 여소야대가 되자 새누리당의 반대와 국회 절차 등을 핑계 대고 있다. 과거 군사독재에 맞섰던 DJ와 YS는 다수당을 가져서 국민을 결집하고 변화를 이끌어냈는가.
박근혜 정권의 실정이 극에 달하며 야당 인사들이 정권교체와 집권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참으로 언감생심이다. 스스로의 약속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세력에 어느 국민이 권력을 주겠는가. 국민을 표밭으로만 여길 뿐 정권을 잡은 뒤에도 지금처럼 무능하고 나약하다면, 그런 정권교체가 무엇이 중하겠는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야당이 비상하고 단호하게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 정치권 전체를 심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