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 이상 세월호 유족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모정(母情), 생명의 근원’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최근 아내가 지인이 딸을 유학 보내며 슬퍼하던 모습에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던 일과 함께 세월호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평범한 부모들은 자녀가 조금만 오래 멀리 떠나도 불안하고 안쓰럽고, 짠하다”며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의 심경이 어땠을지, 공감은 못해도 상상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표 의원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향한 보수세력들의 막말과 특조위 조사활동을 방해하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 등을 언급하며 “세월호 가족들은 희생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이대로 방치하면, 이번엔 세월호 가족들이지만 다음엔 제가 혹은 당신이 그 ‘소수’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소중한 생명의 근원인 ‘모정’, 짓밟지 말고 무시하지 말고 외면하지 말자. 저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쳤다.
표창원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

모정(母情), 생명의 근원
사흘 전 밤, 아내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딸을 멀리 공부하러 떠나 보내고 계속 울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울기 시작해서, 축구선수로 합숙하며 집 떠나 있는 중학생 우리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면 더 멀리 떠날 거라는 제 말에 자극이 돼서 또 울더군요.
그날은 우리 당 초선의원들과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개정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광화문 세월호 가족과 특조위가 단식농성을 하는 장소를 방문해 간담회와 부분단식 및 리본만들기를 하고 온 날이죠. 리본 만들기를 하며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과 ‘아줌마 수다’를 한참 떨었습니다. 물론, 수다 중에 대통령과 정부와 새누리당과 더민주와 세상 욕도 같이 했죠.
담담하게, 때로 깔깔 웃기도 하면서 수다를 떨던 우리 앞에 오마이TV 카메라가 왔고 제게 성주에서 했던 ‘프랜시스 스패이트 호’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습니다. 전 담담히 그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한 어머니가 우시는 겁니다. 마르고 말라 더는 나오지 않을 듯한 눈물이, 또 터져 나오신듯 합니다.
우리 평범한 부모들은 자녀가 조금만 오래 멀리 떠나도 불안하고 안쓰럽고, 짠하고... 자녀가 밖에서 남에게 무시당하거나 차별당하거나 억울한 일 당하면 불같이 분노하고 참지 못하는데, 당연히 안전하리라 믿었던 수학 여행길에서 어처구니 없이 배가 침몰하고, 당연히 구조되리라 믿었고 방송에서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나왔던 상황에서, 눈앞에 뻔히 보이는 그 큰 배 안에 갇힌 채, 구할 기회와 시간이 있었음에도 생수장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밖에 없었던 부모님들의 심경이 어땠을 지, 공감은 못해도 상상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물론, 자녀 외에 다른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분들도 마찬가지이구요)
그 이후로도 이런 저런 이유로 희생자들과 가족분들께 가해진 비인간적인 막말과 저질 공격 행동들...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도 모자랄 정부가 오히려 특조위 조사와 활동을 방해하는모습들... 우리 야당도 잘한 건 없죠. 오죽했으면 가족 분들이 "야당에게 이용당했다"는 표현까지 쓰시면서 규탄을 하고 당사점거 농성까지 하셨을까요?
프랜시스 스패이트 이야기를 이제는 많은 분이 아실테니, 세월호 가족분들은 희생을 강요당하는 15세 수습선원 같은 상황에 계속 내몰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이대로 방치하면, 이번엔 세월호 가족들이지만, 다음엔 제가 혹은 당신이 그 ‘소수’가 되실 수도 있습니다. 생명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습니까? 그 생명의 근원인 ‘모정’, 짓밟지 말고 무시하지 말고 외면하지 맙시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