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발행 2016-09-20 07:25:02
수정 2016-09-20 07: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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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지원 국민의당 전․현직 대표가 추석 직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 ‘반대만 하지는 않겠다’는 모호한 태도로 선회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드 배치 찬성의견도 존중한다”고 한데 이어 안철수 전 대표가 ‘중국을 대북제재에 참여시키기 위해 사드를 우리의 협상카드로 써야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찬성, 반대 라는 이분법적 접근으로 당론을 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여서 이제 국회 원내교섭단체 중 ‘사드 배치 반대’를 확고한 당론으로 세운 정당은 없어진 셈이다.
사드 배치 결정 초기부터 줄곧 강경 반대여론을 이끌어오던 국민의당이 추석 이후 갑자기 돌변한 표면적 이유는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5차 핵시험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시험을 한 것이 사드 배치 찬반 입장에 영향을 줄 일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 대륙을 넘나드는 핵미사일로 인한 위협이 수도권도 방어할 수 없다는 사드 배치로 줄어들 리 만무하다. 또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SLBM의 등장은 오히려 사드 배치의 군사적 효용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고 있다.
보수언론에 의해 자극적 안보이슈가 쟁점이 되고, 사드 배치 찬성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이 야당의 태도 변화를 가져온 근본원인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사드배치반대당론이 ‘손해보는 장사’라고 판단한 듯 하다. 지난 7월 11일 특별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며 사드 배치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던 안철수 전 대표의 야성(野性)은 불과 두 달 만에 자취를 감췄다.
수개월간 성주포대가 최적지라고 했던 국방부는 19일 “성주포대는 공간이 좁아 사드 발사대 6기를 한꺼번에 놓을 수 없다”고 언론에 흘렸다. 성주포대는 원래 부적합했다고 말을 뒤집고 성주골프장이 최적지라는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줏대 없이 보수세력이 가공해낸 ‘여론’에 휘둘리는 모습은 부끄러운 일이다. 집권을 바라는 정치세력이라면, 정확한 정보와 함께 자신의 주장을 내놓고 국민과 대화하며 정치적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