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2일 내년 대선의 화두가 될 시대정신 3가지를 제시했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초청토론회에서 "어떤 시대에서나 국가 지도자는 3가지를 챙겨야 한다"며 △빈곤 해결 △억울함 해소 △안전한 사회를 꼽았다.
안 지사는 "첫 번째는 배고픔과 가난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빈곤의 문제와 사회적 불균형 문제, 두 가지를 포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이 국가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경우든 억울함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세 번째는 불안을 안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 세 가지 임무는 모든 국가 지도자가 어느 시대에나 떠안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이냐'는 질문에는 "2010년과 2014년 도지사 제1 공약이 영·호남과 충청 지역주의 뛰어넘어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하겠다, 도지사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그 공약을 실천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선 '따뜻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 가지는 큰 아쉬움은 조금 더 따뜻하게 소통해달라는 것이다. 이것이 현재 대통령에게 모든 국민이 바라는 가장 큰 요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 앞에 서야 하고 민심 앞에 서야 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둘러싼 논란을 포함해 대통령이 모든 문제에 대해 너무 고집을 가져간다고 모든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조금 더 따뜻한 사람, 주변의 사람과 대화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안 지사는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서는 "북핵 문제를 대응하는 정치지도자들이 국민 분열 시키는 쪽으로 정치 의제화 하지 말고 여야 뛰어 넘어 일관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의 관련 상임위원회나 기구 내에서 면밀한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혹한 평가를 했다. 그는 "가능하면 우리 정권이 바뀌어도 역대 대한민국 정부가 이끌어 왔던 7.4 남북 공동성명,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남북 기본합의서, 6.15 남북 공동선언, 10.4 선언 등 많은 회담의 기저를 지켜야 한다"며 "그런데 여전히 현실 정치는 대북 평화노선을 펼쳤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북좌빨'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아서는 안 된다. 그런 주장은 거둬달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찬반이라는 정치공간에 들이밀면 안 된다"며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가 안보와 군 무기 체계에 대해 조금 더 정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세세한 정책은 군사 전문가의 정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정치인들이 군사 전문가가 돼서 논의하는 게 적절한가"라며 "이 문제를 네 편과 내 편(으로 나눠) 싸움 불러내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분열시킨다. 그런 지도자를 대한민국 지도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야권의 강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불가피한 경쟁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과의 관계를 다치고 싶지 않다. 문 전 대표는 오랫동안 함께 한 집안에서 지내왔던 선배"라며 "제가 가진 소신을 잘 갈고닦아 국민에게 이 시대의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소신과 포부를 계속 말하겠다. 저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친노, 친문, 친박, 친이 이런 식의 구분법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제가 가진 문제의식을 가지고 2016년 지방정부의 도지사이자 젊은 정치인으로서 현재의 대한민국,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미래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국민이라는 역사의 주인과 신탁을 맺는 것이 지도자"라며 "그것이 지도자가 역사와 국민의 앞에 나서는 길이지 누구와 비교해 정치공학적 유불리를 따지면 안 된다. 다른 누구와 비교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른바 '충청 대망론'에 대해서는 "중부권 대망론, 충청 대망론이라는 것은 새로운 통합과 미래를 향한 지도자를 너무 지역에 가둬 놓는 어법"이라며 "그 어법에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용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