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외교부에서 열린 2016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대상)에서 지난해 말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김복동 할머니가 감사가 끝나자 눈물을 닦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한일 위안부 국장급 협의 수석대표를 지낸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현 싱가포르 대사), 오른쪽 세번재는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뉴시스
26일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출석해 “정부가 돈 받는 것도 잘못됐고, 이렇게 할 거면 정부가 손을 떼고, 재단도 폐지했으면 좋겠다”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김 할머니의 비판에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사과는커녕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할머니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우리에게 말도 없이 (정부가) 자기네들끼리 속닥속닥해서 타결했다”며 “25년 동안 쌓은 탑을 (정부가)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가 있느냐”고 외교부를 비판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민간인들이 했다거나 본인(피해자들이)이 가고 싶어 갔다’ 이렇게 말하면서 사죄 한마디 없지 않으냐”며 “우리가 위로금을 받으려고 싸운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나서서 할머니들 앞에서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하고, 그리고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법적으로 배상하면 우리도 들을 수 있다”며 “아베(일본 총리)가 나서서 법적 사죄를 하고 배상을 하기 전에는 합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외교부는 ‘최선의 결과’라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이상덕 당시 동북아국장(현 주싱가포르 대사)은 “김 할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협상이 잘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질문에 “주어진 여건하에서 정부로선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고 답했다.
이에 설 의원은 “무능하기 짝이 없는 정부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변명을 하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고, 남자답지 못하다는 그런 얘기밖에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할머니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이 대사의 답변에 “최선을 다하긴 무슨 최선을 다했느냐. 아주 잘못했다. 누가 들어도 잘못했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