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의류학과 학생들이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를 규탄하고 사퇴를 요구했다.
이화여대 의류학과 재학생과 졸업생 140명은 ‘근 몇 년 간 이상했던 의류학과의 내막’이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학점 특혜 논란과 관련해 해당학과 이인성 교수에 사퇴를 요구했다.
학생들은 “권력자의 더러움이 판을 치는 시대에 학생들의 편에 서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권력자의 밑에 붙어 비리에 동조하는 당신들을 스스로 교육자라고 할 수 있는가?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이 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이 교수는 올해 정씨가 수강했던 여름계절학기 수업인 ‘글로벌 융합 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를 담당했다. 중국에서 패션쇼를 진행하는 해당 수업에서 정씨는 제출해야 할 보고서를 내지 않았고 패션쇼에도 참가하지 않았지만 학점을 인정받아 특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학생들은 “가장 결정적으로 이인성과 유진영의 최순실 딸 학점 특혜 의혹 등 이상한 게 참 많다”면서 “이런 의혹들을 훑고 나면 갑자기 생긴 졸업패션쇼는 애초에 의류학과 학생들의 졸업을 기념하기 위한 게 아니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작년 8월말 입학 후 줄곧 졸업 시험이었던 졸업요건이 졸업 패션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 졸속적으로 통과 및 통보됐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수업을 강제로 수강할 수밖에 없었고, 복수전공생들은 제대로 통보조차 되지 않아 부전공으로 급히 변경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학생들은 “졸업패션쇼는 명백히 그들이 강제해서 진행된 일이었다”면서 “쇼를 준비한 육십여 명에겐 작품 컨펌 시 교수들 간식 값까지 받아가고 본인들 스케줄만 고려해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 및 회사 결근 강요를 일삼더니 권력자의 딸이란 이유로 상관도 없는 타과생을 부당하게 품어줬다는 게 기가 찬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의 부당한 태도를 견디며 쇼 준비에 임한 다른 학생들은 졸업 패션쇼 때문에 알바를 하기도 했고,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체계 없는 갑작스런 진행에 학생들끼리 고군분투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의류학과 학생들에겐 시키는 것 조금만 맘에 안 들게 해와도 온갖 막말을 퍼붓고 별 협박을 다 하더니 권력자의 딸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정당한 학점 이수라고 하다니 많은 학생들 앞에서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이 교수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평생교육원과 내용이 겹친다는 이유로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이 이의 제기를 받자 흡수하여 운영하겠다고 밝힌 시점에 이 교수가 평생교육원장에 취임된 점, 이 교수가 방문한 중국 지역이 이전에 최 총장이 미리 MOU체결 등으로 방문했던 지역이었던 점, 이 교수와 최 총장이 여러 활동을 함께한 가까운 사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이들은 이 교수의 사퇴를 요구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육체적 피해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그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답하고 사과하라”면서 “현재까지 매체에 밝힌 것처럼 ‘이수 기준은 채우지 못 했지만 정당하게 이수했다’는 식의 태도를 고수한다면 다시 한번 학생들로부터 멸시 및 망신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