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통합연구소 회장 태 종 호

2016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3.4%를 차지한다. 2060년에는 40%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6년 한국의 노령인구는 11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이는 생활환경의 변화와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노년층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다. 이는 지금 당장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경제 활력의 침체 등 나라발전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국민연금, 기초연금, 건강보험 수급자가 늘어나 사회복지 분야에 쓰일 재정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해 막대한 국민부담을 안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국가 재정이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노인의 소외와 차별, 학대 및 방임 등의 사회문제 또한 증가하게 될 것이다. 최근 대두 되고 있는 노인의 자산관리나 인권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12.8%보다 월등히 높은 47.2%로 세계 1위다. 노인 자살율 또한 마찬가지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인구의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 처방은 당연히 출산율을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사회보험관리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는 한번 추세가 형성되면 되돌려 놓기가 매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인 저출산 문제가 생각처럼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출산율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혼인율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을 수립하는 등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출산율 하락추세는 오히려 더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정부 발표를 보면 올 출생아 수는 43만명을 밑돌 것으로 보여 2005년에 기록한 역대 최저치인 43만 5000명보다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제 초저출산율을 걱정해야할 형편이 된 것이다.

저출산 문제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미래와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필자는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정부는 모든 세대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버거운 교육비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급선무다. 과거 이 같은 문제로 이미 홍역을 치르고 저출산을 극복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육아와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을 개인과 가정의 부담으로 남겨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도 그에 따른 정책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과감한 육아정책과 교육정책의 개선이 필요하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청년수당 같은 일시적인 미봉책으로는 혼인율과 출산율을 높일 수 없다. 근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둘째, 세대간 갈등을 해소하고 노소간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생활의 도시화, 핵가족화, 의식의 변화와 가치관의 차이, 불황과 청년실업 등으로 인한 불신과 갈등이 심해 사회적 자본의 합리적 배분과 노소간 공감대형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는 어른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어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차분한 판단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난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젊은이들을 포용함으로서 세대간 갈등을 극복하는 것도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셋째, 노인에 대한 편견을 바꾸어야 한다. 노인은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 가야 한다. 노인이 사회의 주역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정부도 노인을 부양대상이나 사회적 부담으로만 생각지 말고 구성원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노년층이 늘어나면 사회의 역동성이 줄어들고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고갈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노소간의 교류가 활발한 기업의 성공률이 다양한 연령층 교류가 없는 기업보다 월등하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 한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저출산•고령화 문제해결에 전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