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겸 기자 kbg@vop.co.kr    
   
한일 양측이 9일 서울에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에 관한 2차 과장급 실무협의를 열고주요 내용에 의견 일치를 보는 등 사실상 협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한‧일 양측은 서울에서 한‧일 GSOMIA 체결에 관한 2차 실무협의를 진행했다”면서 “지난 1일 열린 1차 협의에 이어 협정 문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으며 주요 내용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양측은 3차 협의와 관련해 국방외교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차 실무협의 장소와 날짜는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개최된 1차 협의와 마찬가지로 2차 실무협의에는 외교부 동북아1과장과 국방부 동북아과장, 일본의 외무성 북동아과장과 방위성 조사과장 등이 참석했다.
한일 양측이 협정문안의 주요 내용에 대해 사실상 합의함에 따라 이달 안으로 법제처에서 자구 심사를 거쳐 협정 문안을 최종 완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GSOMIA는 국가 간 군사정보 공유를 방법과 획득한 정보에 대한 취급 등을 규정한 협정이다. 정보교환 방법으로는 비밀로 규정한 형태를 비롯해 구두로 정보를 교환하는 방법도 포함돼 있다.
한일 양국은 지난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가 일본과의 GSOMIA를 추진하면서 체결 직전에서 포기했던 만큼 협의를 빠르게 진행해 올해 안으로 GSOMIA를 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달 27일 한일 GSOMI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뒤 보름 만에 2차 실무협의까지 진행하고 주요 내용에 대해 사실상 합의를 이루는 등 속전속결로 협상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본 언론도 12월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방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은 11월 중에라도 체결할 생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GSOMIA는) 2012년에 이미 문안에 대부분 합의가 된 상황”이라며 “아마 빠른 시일 내에 문안 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혼란한 국내 정세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문제가 남아있는 일본과의 군사 협정을 ‘속전속결’로 서두르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이 와중에 한일 GSOMIA를 추진하고 있는 국방부와 이 정권에 대해서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의 군사정보를 일본에게 갖다 바치는 것이 왜 북한 핵무기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과의 GSOMIA 체결이 MD 체계에 한국이 편입하는 과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은 한미일 미사일 방어(MD) 체제의 사전 조치”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밀실 협상을 중단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