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박근혜 대통령의 공모를 확인한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 농단 사건의 주범은 최순실이 아니라 박대통령임이 분명해졌다. 최순실과 안종범에 대하여 뇌물죄가 누락된 것을 비롯하여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기소 내용이지만, ‘권력의 충견’으로 비난받아온 검찰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다는 점에서 정국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의 공소 내용의 핵심은 박대통령이 국정 농단의 피해자가 아니라 몸통이었으며, 두 차례에 걸친 박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박대통령은 1차 대국민 사과에서 대선 때 최순실에게 연설문이나 홍보물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후 그만두었다고 했으나 올해 4월까지 청와대 문건이 계속 유출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심지어 연설문과 홍보물 정도가 아니라 일반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외교 자료와 장차관급 인선 검토 자료 등 47건의 공무상비밀이 포함되었음이 밝혀졌다.
또한 2차 대국민 사과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모금 관련 등과 관련하여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발뺌했으나 검찰은 공모의 증거들을 갖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두 차례의 거짓 사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시도가 모두 파탄 났으니 박 대통령이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대통령직에서 즉각 물러나는 것이 순리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미국의 닉슨도 도청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은폐하고 무마하려고 권력을 남용하고 거짓말을 하다가 탄핵 직전에 사임했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박대통령의 뻔뻔함이다. 검찰에 출석하여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정면으로 뒤집고 향후 검찰 조사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자신이 검찰 조사를 연기시켜 놓고선 자신을 조사하지 않은 기소 내용은 인정할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한마디로 나를 끌어내릴 테면 끌어내려 보라고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쯤 되면 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 예우도 필요 없다. 검찰은 즉각 강제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 헌법에서 대통령에게 보장하고 있는 것은 ‘불소추 특권’이지 수사 불가 특권이 아니다. 대통령이건 누구건 범죄를 저질렀으면 당연히 수사를 받아야 하고 수사에 불응하면 체포하여 조사해야 한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헌법상의 권한을 최순실에게 넘겨 허수아비 노릇을 하다가 막상 범죄의 꼬리가 잡히니 헌법 뒤에 숨어 살아보겠다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국민은 없다.
이미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조롱거리로 전락한 대통령이다. 20대 지지율 0%이니 군대 간 청년들에게 군통수권자로서 영도 서지 않을 대통령이다. 국민으로부터 선출되지 않은 최순실이 대통령 노릇을 했으니 중단될 헌정도 없다. 주말마다 100만 촛불이 타올라도 꿈쩍도 하지 않으니 강제로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그것이 민중혁명이건 국회탄핵이건 박대통령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독재자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 박대통령이 깨닫게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