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 규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새누리당 규탄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운명의 날'이 다가올수록 여당을 겨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오는 7일 전국 각지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새누리당 해체' 집회를 동시다발로 개최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트랙터 행진단을 포함한 '2차 전봉준 투쟁단'의 서울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1천6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도 다양한 저항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8일과 9일 평일 촛불집회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와 국회 앞에서 진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열을 재정비한 야권 등 정치권도 여당에 '탄핵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새누리당은 갈수록 불어나는 촛불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말고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탄핵이 부결되면 민심의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 열차의 티켓은 아직도 남아 있다"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과 결별하고 국민과 함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무소속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새누리당을 탈당한 인사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비박계를 겨냥해 "친박(친박근혜)과 함께 적당한 타협을 하게 된다면 똑같은 폐족의 위기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은 '촛불 민심'과 흔들림 없는 공조를 바탕으로 탄핵안 가결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취임 100일 메시지를 통해 "야권의 탄핵 공조를 더욱 튼튼히 세우겠다"며 "흔들림 없이 오로지 국민만 믿고, 국민과 함께 '즉각 퇴진', '즉각 탄핵'의 역사적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근혜의 퇴진을 기정사실화하는 탄핵이 이뤄지는 모습을 9일 국민들과 함께 확인하겠다"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민들과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야당은 여론전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민주당은 5일 오후 2시부터 탄핵안 가결시까지 100시간 연속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매일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촛불집회를 연다.
탄핵 길목에 즐비한 '화약고'
최순실·이재용 청문회 주목
박근혜, 추가 입장 표명할까

최순실ⓒ정의철 기자
탄핵의 길목에는 '화약고'가 즐비해 있다. 최순실 등 핵심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다. 이들의 증언과 태도, 하나하나가 국민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박근혜 게이트 국정조사특위)는 5일 청와대(대통령 비서실, 경호실, 국가안보실)과 기획재정부, 교육부 기관보고를 실시한다. '세월호 7시간'과 '김영한(전 민정수석) 비망록'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1차 청문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8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재벌 관계자들이 대거 출석할 예정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 자금의 '뇌물' 성격 규명이 핵심 쟁점이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총수 사면 과정 등의 사안이 관전 포인트다.
7일 2차 청문회에는 최순실 씨와 그 일가 및 측근들, 김기춘 전 실장과 우병우·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 등이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상당수가 구속 수감 중이거나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는 출석 거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실제 출석할지 여부가 우선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조특위는 3일 증인 출석 요구서를 직접 수취하지 않은 우병우, 김장자(우병우 장모, 삼남개발 회장), 홍기택(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에게 출석요구서 전달을 재차 시도했다. 김성태(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장은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정조사장에 세울 것"이라며 "출석하지 않으면 3차와 4차 청문회에서 다시 부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문회과 실시되는 시기에는 박 대통령의 추가 입장 표명 여부도 주시된다. 청와대는 '내년 4월 퇴진' 입장 표명을 요구한 비박계와 면담을 타진해 왔다. 일단 비박계는 면담에 응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4차 대국민담화 또는 언론계 간담회 등의 형태로 모종의 입장을 밝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열린 3일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 시위대가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면으로 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참고] 청문회 증인·참고인 명단
※12월 6일 청문회
◆증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관리본부장
△박원오 전 국가대표 승마팀 감독
◆참고인=△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이사 부회장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연금공단 자문위원)
※12월 7일 청문회
◆증인=△최순실 △최순득 △정유라 △장시호 △장승호 △고영태 △차은택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김장자 삼남개발회장(우병우 전 수석 장모)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이종욱 KD코퍼레이션 대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전대주 전 베트남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