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09년 ‘박연차 게이트’ 당사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약 2억8,000만원)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시사저널은 24일 “반 총장이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20만 달러,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에도 3만 달러 정도를 박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복수 인사들의 증언을 내보냈다.

2005년 20만 달러 수수 의혹과 관련, 시사저널은 한국-베트남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2005년 5월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응우옌 지 니엔(Nguyen Dy Nien)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7명이 방한했을 때 반 총장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과 가까운 지인’은 시사저널 측에 “박 회장이 나에게 직접 했던 말”이라며 이렇게 전했다고 한다.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쯤 박 회장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 반 장관 사무실에서 20만 달러(약 2억4000만원)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 반 장관에게 ‘거마비 등으로 잘 쓰시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시사저널은 2015년 6월 만났던 ‘사정 당국 핵심인사’도 시사저널 취재진에 “반 총장이 대선 주자로 나오면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상당히 험난할 것”이라며 ‘반 총장의 돈 문제’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이 인사는 “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 시절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며 “분명한 팩트”라고 말했다고 시사저널은 전했다.

반 총장이 2007년 1월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도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앞서 언급한 ‘박회장과 가까운 지인’은 시사저널 측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된 다음에도 박 회장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인은 시사저널에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 초였을 거다. 뉴욕에 박 회장이 잘 아는 식당 사장이 있다. 박 회장이 그 식당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 총장이 식사하러 오면 ‘사무총장 취임 축하 선물’로 3만 달러 정도를 주라’고 했다. 실제로 반 총장에게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반 총장 반론과 해명을 듣기 위해 ‘23만 달러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질의서를 12월21일 반 총장 측에 이메일로 전달했다면서 반 총장 측이 12월23일 오전 이메일을 통해 “이러한 주장이 너무나 황당무계하여 일고의 가치도 없다. 평생을 국내외에서 공직자로 생활하면서 도리에 어긋남 없이 올바르게 살아왔다”는 짧은 답변서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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