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우방인 미국이 가장 중요하지만 외교 다변화해야”

민중의 소리 양아라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9일 박근혜 정권이 밀어붙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대해 "현 정부가 '알박기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다음 정부의 외교적 운신을 폭을 좁히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경제 문제가 심각하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엄청난 타격을 받는다. 사드는 북핵을 근원적으로 폐기하는 방안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겨주면 북핵을 우선 동결하고 미국·중국과 협의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사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데 대해선 "한일 '위안부' 합의도 국가간 합의니 양국 발표대로 다 끝난 문제라고, 불가역적으로 종결된 문제라고 봐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안 후보는 한미가 사드 배치를 합의한 후 '절차상 잘못됐다'라고 말했다가 이제 와서 말을 바꿨다"며 "정권 연장을 꾀하는 세력의 지지를 받으려고 정략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어느 나라부터 방문하겠나'라는 질문에는 "전통적 우방인 미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라면서도 "일본·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증진해야 한다.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와의 외교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의 외교 기조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한다는 사실은 다들 아는 바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 '양강 구도'가 형성된 데 대해선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촛불민심과 정권을 연장하려는 부패기득권 세력과의 대결"이라며 "저는 촛불민심을 대표하는 후보라고 본다. 안 후보는 정권을 연장하려는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은 후보"라고 규정했다.

또 안 후보가 '적폐 연대'라는 문 후보의 비판과 관련해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맞받아친 데 대해서도 문 후보는 반격에 나섰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부패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나고 국민이 아는 바 아닌가"라며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제게 '반문재인'이라고도 외친다. 국민의당도 그런 (적폐) 세력과 함께할 수 있다고 밝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저는 더 절실하게 일자리와 민생 등 가치와 정책으로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상식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새로운 대한민국, 금수저·흙수저 없는 공정한 나라의 비전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아들 취업특혜 의혹,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은폐 의혹 공세에 대해선 "10년간 고장난 라디오처럼 되풀이됐다"며 "그만큼 저를 공격할 거리가 없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응수했다. 또 "그만큼 저를 공격할 거리가 없다는 뜻 아니겠나"라며 "털어도 털어도 다른 흠이 발견되지 않으니 10년 전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